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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24개국을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 촌놈 박종찬의 가식 0% 삐딱한 여행 에세이
박종찬 지음 / 위닝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10년 동안 24개국을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 박종찬 지음 / 워닝북스 펴냄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며 새로움을 향한 도전이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형상화되고 세계 24개국 64개의 도시를 누비며 깨달은 것, 깨달음은 어느 방향에서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 모르나 벅찬 감동과 차오르는 희열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책 한 권에 담겼다. 1년에 한 곳 여행하기에도 쉽지 않은 일상에서 10년 동안 저자를 타국에 발걸음하게 한 것은 그의 열정을 표출한 도전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쉽게 지나쳐버리는 시간, 어느 한 곳 마음 머물 곳 없는 공허함을 채우고자 '여행'을 선택했다. 여행은 선택의 연속이며 스스로 그 방향을 정해야 한다. 정체성을 돌아볼 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채 틀에 맞춰진 10대를 지나 '나'를 향한 20대의 순수한 고민은 행복과 자유를 갈망하였으며 10년간 행동으로 이어졌다. 생각의 시간을 벗어나 행동을 시작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퍼즐처럼 인생은 때때로 생각의 긴 터널을 빨리 지나야 한다. 행동하지 않은 시간은 멈추어진 채 도태되기 마련이다.
'인연'의 이름으로 만난 순간은 아름다운 시간이 되고 고마움의 깊이를 깨닫게 된다. 여행의 길 위에서 만난 이들의 열정은 여행의 인연을 풍족하게 한다. 여행을 향한 다양한 시선은 인종과 나이에 얽힌 거리를 좁혀준다. '여행자'라는 동질감은 서로를 향한 호감과 온정으로 승화된다.
인생의 전환점은 사람마다 다르게 찾아온다. 그 순간을 인지하고 받아들인다면 늘 쳇바퀴 같은 일상이 변화될 것이다. 인생을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기회를 잡은 중국 정부 국비 장학생 선발은 '하고 싶은 일'을 향한 발돋움이 되었다. 변화를 갈망하여 기회를 성취한 저자는 그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세상을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그 행동이 24개국 64개의 도시를 통해 다양한 삶의 형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인생을 논하기엔 적합한 시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 나이에 맞는 고민이 있고,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으며,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 40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드니 나는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살아왔는가에 대한 물음을 한다. 스스로 묻는 성찰의 시간이 내 청춘의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새삼스레 돌아보게 된다.
예전에는 여행 중 유명한 유적지를 찾고 시간마다 동선을 계획하며 나름 알차게 보낸 계획표를 세웠는데, 알려진 명소에 가득한 여행객과 다를 바 없는 모습보다는 그 나라의 소소한 일상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즉흥적으로 여권 챙겨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다면 어떨까. 곳곳의 명소가 그려진 가이드북 없이 발걸음 닿는 대로 옮기다 보면 여행을 바라보는 시점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현실'에 묶여 '툭' 떠날 수 없으니 하고 싶은 일을 행동에 옮기는 용기가 필요하다.
"괜찮다, 오늘 하루쯤 천천히 살아도"(본문 발췌) 영혼이 따라올 수 있도록 천천히 시간에 여유를 준다.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하루쯤은 하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곳으로 향해본다.
인생의 방향을 잃지 않는다면 하루쯤 옆 길로 빠진다고 큰일이 나겠는가. 빠르게 움직이는 발걸음 속에 잠시 멈춘다고 가고자 하는 방향이 바뀌진 않을 것이란 믿음과 가능성을 선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