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
구리하라 유이치로 외 지음, 김해용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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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 구리하라 유이치로 외 지음 /  김해용 옮김 / 영인미디어 펴냄



무라카미 하루키는 호불호가 확실한 작가라 생각한다. 나는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모호성, 이계를 넘나드는 불확실성, 허를 찌르는 통찰력과 허무함이 끝내 상실로 이어지는 공백이 좋다. 20년 전에 내가 마주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첫 작품은 <양을 둘러싼 모험>이다. 그 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차근차근 그의 대표작을 읽었다. 그때만 해도 그저 놀라기에 바빴다. 확실히 일반적이지 않은 플롯에, 존재의 유무가 확실하지 않은 현상과 인격에 대해 새로움을 느꼈다. 그러나, 그의 작품 속에서 기억되는 음악은 몇 개가 없다. 


재즈 카페를 운영했고, 재즈를 사랑하고, 비치 보이스와 비틀스의 음악이 레코드를 통해 들리고,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등이 기억에 남는다. 솔직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는 잘 보지 않았다. 작가의 가치관 보다 활자로 대변되는 '나'를 만나는 것에 치중했다. 생소한 음악과 뮤지션들이 페이지를 장식할 때, 작품의 어떤 메타포로 작용하는지의 큰 흐름만 보았을 뿐 세세히 눈여겨보지 않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얘기하지만 그러고 보면 난 이 작가에 대해서, 작품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에 소개된 작품 속의 음악과 더불어 작품을 이제야 세세히 살펴보고 천천히 듣는다. 아무래도 그의 초기 작품부터 다시 읽어야겠다. 재즈와 클래식, 팝과 락이 어떤 작용과 반작용을 하는지. 단절된 세대를 분리하듯 이어진 <1Q84>까지. 


이 책은 집필인 4인이 들여다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음악 세계이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음악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문학을 음악으로 이해하는 것. 작품을 알지 못하고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음악적 고찰이다. 

"중심을 문학에서 음악으로 옮겨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보고 다시 읽는 것. 우리가 이 책에서 시도한 것은 간단히 말해 그런 것들이다." (p.7 본문 발췌)

이 책을 보고 난 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다시 보고 싶게 만들었으니 '구리하라 유이치로'의 생각이 적중했다. 


1. JAZZ - 적재적소에 쓰인 부스러기’-무라카미 하루키와 재즈에 대해 (오타니 요시오) 

2. CLASSIC - 우선은 음악다음이 문학?-무라카미 하루키와 클래식의 관계를 탐독하다 (스즈키 아쓰후미)

3. POPS - 공백(空白)과 회로(回路)-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 보이는 파퓰러한 음악 (오와다 도시유키)

4. ROCK - 무라카미 하루키적 록 지상주의 (후지이 쓰토무)

5. 80년대 이후의 MUSIC - 80년대 이후 ‘60년대적 가치관을 봉쇄한 것과 록 및 팝이 멈춘 것의 관계에 대해 (구리하라 유이치로)


각 주제에 따라 작품을 파헤쳤고, 장르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음악과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Disk Guide'가 있다. 음악의 배경과 연주자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에 연주자들의 특성과 생애도 함께 있어 확실히 이해가 쉽다. 워낙 모르는 뮤지션들이 많아서 검색해보고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봤다. 그럼에도 마니아적인 집요함이 부족하여-갑작스레 해당 장르의 음악적 소양이 솟아나는 것은 아니기에 나 같은 독자를 위해서는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코너이다. 


마지막, 집필 3인의 대담집을 보면, 이 책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각자가 느끼는 하루키식의 음악 취향은 무엇인지 토론을 한다. 재즈 부분을 담당한 집필가 '오타니 요시오'는 이 책을 쓰기 전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집필 의뢰를 받고 그의 작품을 총망라하여 읽었는데 모든 것이 좋지는 않았다고 전한다.(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대담 중에 이견이 나오기도 한다.)

작품 속의 음악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은 대담집도 흥미롭다. 다만 곳곳에 보이는 오탈자가 아쉽다.(아래 별도 표기) 


무라카미 하루키는 개인적 음악 취향이기에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이 좋고 싫어하는 음악을 확실시하고 있다. 그가 파고든 장르는 광범위하지만 모든 음악을 감싸지 않는다. 지독히도 개인적이어서 음악으로만 보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문학에 적절히 스며들었지만 확실히 그의 작풍은 호불호가 강하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비일상적인 현상을 음악으로 연결하고 이계와 현재를 오가는 모호함을 음악으로 나열한다. 한 작품 안에서도 주제를 달리한 집합이 모여 만들어내는 교집합의 향연이다. 


누군가 나에게 음악적 취향에 대한 물음을 한다. 묻는 이는 내 취향이 이해불가이다. 좋아하는, 마음 가는 음악을 듣는데 어떤 관점이 필요한지 도리어 묻고 싶다. 음악적 취향은 주관적이니 굳이 이해를 바라며 설명하지 않는다. 존중에 기대기보다 지금 느끼는 내 감성이 중요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음악도 그렇다. 그의 생각이 작품에 뿌리내리고 감성을 두드린다. 허무와 상실이 삶의 의지로 변화되는 이야기에 음악이 끼워져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의도일지 모르겠으나 작품에 흐르는 음악은 활자와 함께 뇌리에 흐른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를 통해 음악으로 문학을 들여다보니 더욱 선명하게 파고든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캘리포니아 걸스', <상실의 시대> '노르웨이의 숲', <1Q84>의 '신포니에타'가 떠오른다면, 무수히 많은 음악이 있었지만 그 하나라도 기억한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한 작품 안에 다양한 음악이 등장하니 복잡한 부분도 분명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기억을 더듬어가는 작가이며'(p.159 본문 발췌)

요즘 세대와는 괴리감이 있을 수 있으나 난 그의 작품에서 느끼는 강렬함을 버릴 수가 없다. 그의 에세이를 봐야겠다. 음악적 의견을 어필한 에세이를, 삶을 풀어 놓은 인터뷰를, 그의 가치관이 담긴 생각을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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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사람들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0
아민 그레더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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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사람들] 아민 그레더 지음 /  윤지원 옮김 / 도서출판 지양사. 키드북 펴냄 



들을 리 없는 높고 커다란 벽을 향해 소리친다. 빼앗긴 사람들은 꺼지지 않는 희망을 불빛 삼아 정의와 권리를 울부짖으나 빼앗은 자들은 듣지 않는다. 외침은 커다란 벽에 가로막혀 부서진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유이다. 사람으로 살아갈 자유, 인간으로 누려야 할 자유.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쫓겨나 가로막힌 길 위를 여전히 서성대며 '자유'와 '희망'을 갈망한다.


"이 땅은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묻힌 곳입니다. 이곳이 왜 당신네 땅이란 말입니까?" (본문 발췌) 

빼앗긴 팔레스타인과 빼앗은 이스라엘의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높다란 벽에 가로막혀 갈 길을 잃고 놓아버려야 한 팔레스타인의 삶은 자유를 박탈 당한 어둠이다.

2000년의 삶의 터전을 유대민족국가 이스라엘에 빼앗겼다. 고대 유대인이 살았었다는 이유로 일구어 놓은 삶을 빼앗겼다. 이스라엘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힘없는 민족을 더 큰 힘으로 억압하는 것이 과연 정의일까. 


쫓겨난 사람들은 항의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존중받기를 바랐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정의를 요구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권리를 주장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본문 발췌)


[빼앗긴 사람들]은 지양 어린이 세계 명작 그림책이다. 동화책임에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삶'이다.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의 삶을 누군가 파괴할 이유가 있는지, 끊임없는 핍박이 세운 큰 벽, 그 안에 몰린 고통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에 대한 물음이다. 

'사랑'을 덕목으로 하는 종교가 오히려 굴레가 되어 예루살렘을 둘러싸고 끊이지 않는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예루살렘. 그들이 바라는 것을 그들의 유일신은 공평하게 살피고 있는가. 분쟁의 쟁점이 되어버린 예루살렘이 과연 성지로서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가르침이 올바른 행보로 이어지길 바라지만 미국을 위시한 이스라엘은 더 큰 규제를 펼치고 있다.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하였고 팔레스타인 난민기구에 대한 원조 삭감이 결정했다. 우려의 목소리와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더 심해질 것이다. 스스로 고립되길 자처한 것이 아니건만 그들의 목소리는 강자의 손짓에 소리없는 외침이 되었다. 절박한 몸짓은 항거로 나타나 심화되고 있다. 


'너와 나를 편가르고, 선과 악의 굴레를 덧씌워 미움과 전쟁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본문 발췌)

서로의 모습이 대비되는 그림, 광활한 땅 위에 세워진 커다란 벽. 저자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간결한 문장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를 마지막 장에 소개한 것은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란 것은 아닐까.


팔레스타인에도 삶의 희망은 피어오른다. 인간으로서의 삶을, 현재의 자유를 열망한다. 분쟁이 종식되고 그들이 살아갈 의지가 지속될 수 있는 평화의 날이 속히 오기를 소원한다. 


지금은 낯선 이들의 힘이 세지만, 

대대로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알고 있어요. 

예전에 세운 담장들이 다 무너진 것처럼

지금의 담장도 언젠가 사라진다는 것을.

저들도 그 사실은 곧 알게 되리라는 것을.

(본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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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81자 바라밀 - 천부경에 숨겨진 천문학의 비밀
박용숙 지음 / 소동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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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81자 바라밀] 박용숙 지음 / 소동 펴냄 



샤머니즘과 종교를 넘어 우주 만물에 담긴 의미를 풀어놓은 [천부경 81자 바라밀]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통한 생성의 상서로움이 담겨 있다. 우리 전통 사상의 핵심인 천부경이 담고 있는 경이로움은 동서양을 구분 짓지 않는다.  


이 책의 내용이 담고 있는 놀라움은 단지 <천부경>을 풀어 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편협한 신념에 국한되지 않는다. 종교, 신화를 이분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우주의 진리가 하나의 고리로 이어진 세계를 보여준다.


無의 진정한 탐색을 끊이지 않게 한다. 천지의 시작,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는 순간을 無를 통해 깨닫는다. 영혼의 본질인 '無'는 '이데아'이다.  플라톤은 "<파르메니데스>에서 무를 '나누어진 그 자체를 다시 소유한다'라는 개념으로 봤으며 실존주의자 하이데거는 無를 "자기를 개시함과 동시에 감춘다"라고 정의했다. 즉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빛과 그림자가 하나로 실존하는 의미를 새겨본다.


방대한 자료이지만 無를 표현한 '마고'로, 풀어놓은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동서양의 진리가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공자는 <논어>에서 무(無)를 천문으로 바라봤고, 노자 또한 <도덕경>의 81자를 통해 우주와 인간을 아울렀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도 숫자 81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마고의 숫자'는 일반적인 수로 셈하지 않고 천문학의 기호인 '게마트리아'로 해석한다. 또한 발해 대야발의 <단기 고사>는 고조선이 천문학과 깊은 관여가 있음을 알게 한다. 


인간의 신체에 담긴 우주, 각 숫자가 지닌 고유의 의미-숫자 1(태양)과 2(달)을 넘어 숫자 3(금성)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새벽 별'로 세계 곳곳에서 드러나는 금성은 천문학을 논함에 있어 빠질 수 없다. 옛 선인들은 하늘과 별을 보고 만물이 우주에 속함을 여러 자료를 통해 남겨 놓았다. 천문학의 의미를 지닌 동상들과 심벌, 그림과 문자로 비밀을 풀어본다.

그리스의 제우스는 우리의 무속 제석신과 맞닿아 있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우리의 윷놀이, 사물놀이와 바라 춤으로 표현된다. 또한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자미원(북극)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금성과 지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자의 섬세한 문장으로 해석되고 있는 [천부경 81자 바라밀]은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으나 어렵지 않다. 오랜 기간 샤머니즘과 동서양을 연구한 학자로서 연관성 있는 자료들을 각 주제를 빌어 분석해 놓았기에 알지 못했던 분야이지만 빠져들게 된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본문을 통해 '마고'의 각 부분을 빠짐없이 흡수하고 마지막 장에서 읽는 '천부경 81자 풀이'는 천문학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공고히 한다. 

'이 거대한 우주는 바퀴이다. 그 위에는 태어남, 죽음 그리고 재생에 얽매어 있는 모든 창조물들이 있다. 그것은 꼬리를 물고 돌며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브라흐만의 바퀴이다.' 
<우파니샤드-파라문 경전> (p350 본문발췌)
  

샤머니즘과 그리스 신화, 기독교와 불교, 들여다보면 뜻하는 바는 다르지 않다. 결국 인간의 존재는 우주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하루라 일컫는 유효의 시간, 우리가 몸담은 24시의 존재는 우주의 시간과 같지 않다. 시간은 지구에도 있고 우주에도 있다. 오늘도 아등바등 살았고 내일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인생의 돌고 도는 것이 주어진 고뇌이자 희망이니 기꺼이 받아들인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가 태양이 지구를 도는가 이 물음은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분명하게 말하자면 무익한 물음인 것이다. " 
<시시포스의 신화>_ 알베르트 카뮈

태양과 달, 금성의 놀라운 조화를 발견한다. 책을 읽는 내내 새벽 별(금성)이 보고 싶었다. 우주가 품은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에 인간의 존재는 미약하지만 '실존'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이 책을 통해 '제야의 종' 33번 타종의 의미를 깨닫는다. 또한 우리 민요 '아리랑'도 마고의 메타포로 새롭게 다가온다.


'20세기 유럽인이 만들어낸 모더니즘이 니힐리즘(허무주의)이고 그 니힐리즘에서 휴머니즘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휴머니즘을 홍익인간의 도라고 이해하고 있다.' (p378 본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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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레오 버스카글리아 지음, 이은선 옮김 / 홍익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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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레오 버스카글리아 지음 / 이은선 옮김 / 홍익출판사 펴냄 



‘안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에 담긴 삶의 존재에 대한 물음은 '살아있는 나'를 돌아보고 '살아가는 나'를 일으켜 '살아야 할 나'로 점진한다. 사랑의 의의를 높게 평가한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신념이 담긴 이번 책은 출간 35주년을 맞이하여 love 에디션 특별판으로 홍익출판사에서 재 출간되었다.


나를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행복’을 갈구하는 마음만큼 ‘공허’도 찾아든다. 외로움은 내 안에서 탄생과 소멸을 반복한다. '무심(無心)'의 마음으로 '나'를 마주한다. 


꿈꾸는 방법을 잊어버린지 오래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사랑과 배움으로 바라본다.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자애'와 '타애'임을 강조한다. 잔잔한 목소리로 청중을 향해-단 한 명이 듣더라도-자신이 깨달은 삶의 의미를 전달한다. 그 모든 것이 사랑으로 이루어졌음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표본을 정해 놓고 그 제도 안에서 벗어나길 거부한다. 독창적인 인간상을 추구하면서도 일률적인 양식에서 벗어나면 일반적이지 않음으로 규정한다. 이런 사회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각자의 개성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보편적인 삶에 끼워 맞추려는 것을 경계한다. 


저자는 타인을 가르치며 충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며 삶을 배우는 것이라 한다. 울타리에 갇힌 삶, 타인에 의해 정의된 삶을 벗어던지고 가슴 두근거리는 삶,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으로 향한다. 출간된 지 35년이 흘렀음에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꾸준히 회자되는 것은 '삶'이 곧 '희망'이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소멸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없기에 현재의 '나'를 사랑해야 한다.  


꽉 찬 마음을 비운다. 비움으로써 다시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온갖 번뇌는 나를 어지럽힌다. 생존 경쟁은 숨 돌리는 것을 잊게 한다. 삶으로부터 파생되는 것은 그 어느 것도 허투루 버릴 수 없다. 가장 확실한 것은 '지금의 나'이다. 오늘, 내가 숨 쉬고 있는 현재이다. 삶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여러 갈래의 길 중 하나의 길을 걷는 만큼 언제든지 다른 길로 들어설 수 있다. 능동적인 삶의 방향을 향해 용기를 내라 격려한다. 


사랑받으며 자란 아이는 사랑으로 삶을 채운다. 칭찬에 인색하지 말며 사랑 표현에 적극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눌 수 있는 사랑은 큰 보물이다. 피그말리온 효과에서 알 수 있듯이 긍정의 사랑은 삶을 변화시킨다. 

'사랑이란 당신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도록 돕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대지-생텍쥐페리> (본문 발췌)


때로 거울로 보는 내가 과연 나의 모습일까 생각을 한다.  타인의 동공에 담긴 나와 내가 인식하는 내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진으로 마주한 내가 낯설어 보일 때가 있다. 내가 듣는 나의 목소리조차 다르다는 것. 어느 것이 ‘나’의 본 모습일지 깊은 생각에 빠져든다.
존재, 허상, 이런 두려움을 벗어나 온전히 ‘나’로 디딘 현재를 살아간다. 사랑하며, 배우며.


'내가 나라는 존재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지,

내가 눈을 감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깨닫는 게 중요하다.

인간답게 발전하고, 내 안을 들여다보고,

내 속에서 평화와 이해와 힘의 근원을 발견하고,

그것을 토대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니까.'


<죽음 : 발전의 마지막 단계_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본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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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달라진다 - 의지 따위 없어도 저절로 행동이 바뀌는 습관의 과학
션 영 지음, 이미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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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달라진다] / 션 영 지음 / 이미숙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결심의 유효기간은 얼마큼일까, 결심을 이루려는 노력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달라지겠다 마음을 잡고 목표를 향하지만 임계점에 다다르기도 전에 핑계를 방패 삼아 놓아버릴 때가 많다. 변명으로 얼룩져버린, 벌려 놓은 일들을 새삼 돌아본다. 


달라지고자 할 때 어떤 단계로 접근해야 하는지 사다리 모형을 통해 일깨워주는 [무조건 달라진다]는 총 9개의 주제를 가지고 있다.


1. 저절로 몸이 움직이는 기적의 습관 혁명 -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행동은 바꿀 수 있다.

2.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 - 아주 작고 사소한 행동부터 시작하라

3. 커뮤니티에 의지하기 - 모일수록 강하다. 주변 사람을 적극 활용하라

4. 우선순위 정하기 - 가장 절실하게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5. 일을 쉽게 만들기 - 무언가를 꾸준히 하기 어렵다면 판을 바꿔라

6. 뇌 해킹하기 - 뇌를 속이면 몸은 저절로 움직인다

7. 매력적인 보상 주기 - 가슴을 설레게 하는 보상을 찾아라

8. 몸에 깊이 새기기 - 원하는 행동 패턴을 '내 것'으로 만들어라

9. 나만의 모형 설계하기 - 행동 유형에 따라 7가지 힘을 골라 쓰는 법


각 주제와 요약이 적힌 목차만 봐도 저자가 무엇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다. 

쏟아지는 자기 계발서, 인문학적 소양은 결국 '나'를 변화 시켜 올바른 습관을 들이고 자존감을 드높여 꿈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오랜 시간 형성된 성격과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이런 부분은 바꾸겠다는 의지로는 변화하기가 쉽지 않다고 다. 생각을 바꾸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먼저 움직이고 생각을 따르게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일반적인 통념은 정신을 바꿔 행동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행동의 변화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는 데는 외부 활동이 더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일반적인 생각 / "변화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 정신을 바꿔라 -> 행동이 따를 것이다.

뇌 해킹하기 / "변화는 행동으로 시작된다" - 행동을 바꿔라 -> 정신이 따를 것이다.

(본문 p.166 발췌)


각 주제를 따라 항목별로 목표를 정하고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찾는다. 사다리를 한 단계씩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기울어버릴 수 있고, 쓰러질 수 있기에 욕심내어 단계를 뛰어넘기보다 작은 일을 계획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지만 당장 이룰 수 있는 '동기'를 품는다. 복잡할수록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사다리 모형은 꿈을 성취하는 공식이 아니라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돕는 공식이다.(본문 발췌) 꿈, 목표, 단계를 정확하게 구분 짓고 현재, 일주일 이내, 1개월, 3개월 이상의 단계로 나누어 실천하는 것이다. 일주일 내에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단계부터 계획하는 것이다. 


사다리는 점진성의 위력으로 단기 목표를 점차 확장시킨다. 목표는 단기와 장기로 나눈다. 행동 경제학에서는 사다리 효과를 '시점 간 선택' 또는 '지연 할인'으로 표현한다.(본문 발췌) 일반적으로 크고 더딘 보상보다 작지만 빠른 보상에 더 큰 가치를 매긴다. 신경과학 연구에서는 뇌가 보상에 반응하는 것을 토대로 지속적인 변화의 원리를 입증한다. 성취에 따라 유도되는 보상의 즐거움은 도파민을 배출하고 행동의 반복을 가져온다. 이런 개념들을 개인의 사례와 더불어 기업에서의 활용까지 다루고 있다.


행동과 결과에 따른 적절한 보상은 변화를 촉진한다. 실제 행동의 물리적 변화에 따른 보상은 기쁨을 주고 더 큰 목표를 향하게 한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지는 많은 사례를 통해 익히 알려져 있다. 


자기 계발서를 보는데도 습관의 변화가 미비한 이유는 무엇일까? 성공한 사람들을 거울삼아 변화해야 함에도 행동에 제약이 따르는 이유를 살펴본다. 

첫째, 변화 의욕을 느끼게는 하지만 행동으로 지속시키지 못하는 점

둘째, 75년간 원칙처럼 사용된 '조건형성'이 현시대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모든 행동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문제 해결과 보상 방식을 다르게 적용한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행동 유형에 따른 7가지 방법을 대입한다. 자동 행동, 열정 행동, 일반 행동의 유형에 필요한 힘을 골라 사용하라 전한다. 행동별 기준은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의식적으로 자각하지 않고 실행하는 것이 자동 행동이다. 일반적으로 생각을 거치지 않고 행하는 습관이다. 당장 원하고 행하는 열정 행동, 많은 사람들이 바꾸고 싶어 하는 일반 행동은 습관적인 출근, 규칙적인 운동, 식습관, 언어 공부 등이다. 일반 행동이 자각 정도가 가장 높은 만큼 변화시키기에는 그만큼 힘이 많이 든다. 저자는 일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커뮤니티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한다. 함께 운동하기, 술과 담배 끊기 등 혼자 전전긍긍하기보다 생각을 나누고 행동을 배우는 행위로 원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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