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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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서로에게 좌우되는 삶을 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서로 용서가 되지 않는다.

p.51



우리와 당신들

프레드릭 베크만 지음 / 이은선 옮김 / 다산북스(다산책방) 펴냄

정묘한 문체가 배경을 설명하고, 섬세한 문장이 고뇌를 통한 인간의 심리를 파고든다. 끊임없이 사회의 흐름을 통찰하고 구성원의 삶을 비추는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우리와 당신들]은 전작 <베어타운>의 다음 이야기이다. 우직한 곰으로 상징되는 베어타운의 하키팀과 성난 황소의 헤더 마을 하키팀을 둘러싼 사람과 사람, 사회와 정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의 전작들이 그렇듯이 삶의 애정은 인간 대 인간의 진정한 모습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성폭행 피해자와 동성애자 등 소수를 향한 한마을의 배척과 외면은 투쟁과 생존으로 걷잡을 수없이 번졌다. 자칫 권력에 묻힐 수도 있는 이야기는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로, 남이 아닌 우리로 결속되는 순간 대립을 넘어 화해로 이어진다. 사람 저마다 기준점이 다르다는 것이 '그랬더라면'과 '그러지 않았더라면'을 통해 비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후회, 결정에 대한 번복이 쉽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많은 이해관계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끝이 없다는 것,

아무리 증명해도 부족하다는 것,

비웃는 사람들은 기준점을 옮기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p.72

"그걸 무슨 수로 잊어요?" 하키팀의 스타 선수 케빈에게 성폭행을 당한 마야와 그녀의 아빠이자 하키팀의 단장인 페테르에 의해 진실은 밝혀지지만 베어타운의 다수는 당장 선수의 부재로 인한 경기 무산과 하키팀의 몰락을 염려한다. 그로 인해 마야의 집안은 마을에서 협박에 시달린다. 일부 선수들은 헤더 팀으로 이적하고, 베어타운 주민들과 끊임없이 반목한다.

타인의 잘못으로 규정하여 울분을 쏟아내고,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관하는 무리도 있고, 당장 눈앞의 현상에 못마땅해 하는 이들도 있으며, 무조건적인 믿음으로 위로해주는 사람도 있다. 곁을 지켜주는 진한 우정과 깊은 사랑이 베어타운의 '절망'을 '희망'으로 흐르게 한다. 동료의 믿음, 친구의 우정, 가족의 사랑이 한데 어우러져 힘든 시기를 어떻게 견디고 헤쳐나가는지 베어타운을 중심으로 펼치고 있다.

스포츠 팀에 물불 안 가리는 홀리건으로 상징되는 폭력이 집단을 이루면 어떤 부정적인 현상을 가져오는지 파헤치고 권력이 스포츠를 스포츠가 아닌 정치의 수단으로 끌어들이고 성폭행 사건과 하키팀의 분열, 마을 사람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 정치기반에 이용하는 상황까지 현 사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각자의 상황대로, 각자의 희망 대로, 서로의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 집단의 광기가 맹목적으로 변질되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산다는 건

우라지고 우라지고 또 우라지게 힘든 거라

가끔은 거의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아무리 원래 그런 거라지만 말이다.

p.125

상실을 겪어본 사람들은 '그저 계속 살아가는 거라고. 감정의 일부 영역이 자동 모드로 바뀐다고.'(p.93) 말한다. 사랑하는 이의 고통과 절망에 결코 무뎌지지 않는 것은 무너지는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성폭행의 비난에 굴복하지 않은 마야와 가족, 동성의 애정을 멸시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머물기로 한 벤이의 선택은 용기가 아니라 생존이다. 중요한 단 한 가지는 그들의 삶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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