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의 7가지 상상력 프로젝트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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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진중권의 책에 흠뻑 빠져 있다. 이미 읽은 책도 있지만 진중권의 책은 다시 읽어도 좋은 책들이 많다. 특히 미학관련 책들은 내 주변 사람들에게 강하게 권하고 싶다.

진중권의 미학관련 서적이 추천하기 좋은 이유는 첫째로 미학관련 서적이 없다는 것에 있다. 물론 그림을 설명하는 등과 같은 책은 많지만 진중권과 같은 책은 없다. 무엇보다 진중권의 미학관련 서적들은 단순한 예술사적 설명이나 예술기법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철학 서적과 같이 그림 혹은 조각 또는 여러 예술장르를 당시 시대의 철학적 인문학적 배경으로 설명하며 미학적 논리로 설명을 한다.

미학 오딧세이가 그랬고 춤추는 죽음이 그랬다. 미학 오딧세이가 서양철학의 두 균청추라 불릴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에 비친 미학적 해석과 플라통의 세계관에 비친 미학적 해석을 배경으로 과거에서부터 현재의 예술을 설명했다면 춤추는 죽음은 죽음에 대한 서양 철학 인식의 흐름에 따라 그림에 나타난 죽음을 설명하고 또는 그 진정한 의미를 파헤치는 것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은 그와는 조금 다르다. 어쩌면 미학 오딧세이와 춤추는 죽음의 부록판이자 총론판과 같다. 물론 그 속에는 진중권식 사고가 일관되게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그보다 모든 미술의 창조적 근원이라 할 놀이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기존 진중권의 미학관련 책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감도 느끼게 한다.

특히 재미있던 것은 놀이야 말로 인간의 지적 성장판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사실 놀이라고 표현 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나에게는 놀이라기 보다는 어려운 문제 혹은 골치아픈 문제를 놀이로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놀이를 즐겼던 사람들이라면 수능시험이 더 이상 시험이 되지 않으리라...

어쨌든 지난 우리의 역사와 사회는 놀이라는 것을 죄악시 해 버렸다. 합리성이 최우선으로 강조되던 산업화 시대에서 생산에 직접적인 투입물이 될 수 없는 놀이라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였으리라. 하지만 그 합리성이 최고의 가치가 될 수 없음을 조금씩 자각하고 있는 이 시대  놀이와 상상력은 또다른 경쟁력이자 삶의 질을 높이는 기제가 될 것이다.

봉건제가 무너지고 모더니즘이 전 세계를 휩쓸고 다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변증법적 역사의 흐름 속에 중세적 가치인 놀이와 상상력이 다시 각광받는 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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