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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재미있는 세상 2 - 사람과 장소 편
사라 해리슨 지음, 서남희 옮김, 피터 데니스 그림 / 책그릇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펼쳤을 땐 으헉 하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보기에 그림이 너무 세밀하고 복잡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곧 내가 어린 시절 <월리(윌리였나?)를 찾아라>에 열광했던 것을 생각해 보니 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잘 샀다는 생각이 들게 하려면 아이들의 관심을 얼마나 잡아놓을 수 있는가에 성패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내 어린 동생도 처음에는 흥미를 갖고 덤비긴 했으나 아이들의 집중력이라는 것이 어른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아 그 녀석의 관심을 계속 끌기 위해 무진 애를 써야 했다. 계속 주의집중 하게 만들려다 보니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할까. 다행히도 책은 여러 장소를 마치 영화 도그빌의 마을처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놓아서 그 안에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한 예로 유치원과 학교 두 페이지만 보더라도 100명이 넘는 인물이 나오고 각자 무언가 행동을 하고 있다. 책 제목처럼 이 페이지를 구석구석 살펴보다 보면 새상에나 왼쪽 모서리 부분에서는 어린아이 둘이서 뽀뽀를 하고 있다. 이 경우 이미 너무 조숙한 동생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얼마나 친한지 은근슬쩍 물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그리고 한쪽 페이지에 공간을 두어, 이 그림만 놓고는 아이에게 계속 말을 걸어주지 못하는 어른을 위한 팁도 마련해 놓았다. 마치 월리를 찾듯 "공놀이 하는 친구를 찾아볼까? 누가 먼저 찾는지 시합해보자." 내지는 "우리도 작년 여름에 곤충 채집하러 간 거 생각나니?" 이런 식으로 아이에게 말을 걸 수 있게 해주는 장치를 만들어 두는 세심함이 고마웠다.
또 숫자와 셈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라면 "빨간색 윗도리를 입은 아이가 몇 명인지 찾아볼까?" 하는 식으로 활용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앗! 호기심이 많은 아이와 이 책을 읽는다면 아이의 질문에 다 대답하기도 매우 힘든 책이다. ^^;;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림이 예쁘지는 않다는 것. 번역서이니 어쩔 수 없지만서도. 우리나라 정서에 맞고 익숙한 그림으로, 진짜 우리 주변 예를 들면 고궁 등 이런 배경으로 비슷한 컨셉의 책을 만들어도 좋을 듯하다. 물론 돈이 아주 많이 들겠지만..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