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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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화책 보는 재미에 빠졌다. 좋은 책은 이럴 때 사뒀다가 나중에 우리 아기 태어나면 다 줄 거다.

마고할미는 한마디로 천지를 창조한 여성 설화의 주인공이다. 크기도 엄청 크고 또 그만큼 힘도 세고 먹기도 많이 먹고 싸기도 많이 싼다. 마고할미가 손으로 땅을 주욱 그으면 파인 부분에는 물이 흐르고 솟아오른 부분은 높은 산이 되고 오줌을 싸면 홍수가 일어나고 찢어진 옷을 기우려면 옷감 수백 필로도 모자란다. 만주벌판 백두산 한라산 모두 마고할미의 작품! 이렇게 크고 큰 우리의 마고할미. 우리가 아직 마고할미의 품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림이 너무 뾰족뾰족, 마고할미의 얼굴도 우락부락(남성미가 물씬 풍긴다), 색감도 어둡고.. 좀 더 둥글게 따뜻하게 마치 할머니 치맛속에 안긴 느낌이 들도록 그렸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개정판의 표지로 사용된 제일 마지막 그림처럼..

허나 그런 아쉬움을 모두 덮을 이 책의 최대장점은 판형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동화책은 처음이다. 마룻바닥에 좍 펼쳐놓고 봐야 제맛이 나는 동화책. 오른쪽 왼쪽 모두 펼쳐 놓으면 2미터쯤 되는 책 속의 마고할미는 정말 그야말로 거대하다. 어른인 내가 볼 때도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데 아직 1미터도 안 되는 어린아이들의 눈으로 보자면 마고할미는 산을 세우고 강물이 흐르게 한 신화창조의 인물 그 자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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