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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만나는 경영의 절대지식 50
야마시타 히사노리 외 지음, 황소연 옮김 / 새로운제안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때는 다른 전공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한 또는 이론화되지 못한 학문체계를 느낄 때였다. 그런 느낌이 든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나의 학습량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작정 나에게만 모든 원인을 돌리기는 어려운 것이 경영학 자체가 다른 학문과 달리 정확한 공식의 틀에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또 다른 사회과학 이론처럼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거쳐 통상적으로 인정될 만한 이론이 지배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국가나 정치체제와 달리 하나하나의 기업마다 천차만별인 요소와 환경을 가지고 있고 더욱 큰 문제는 그 요소와 환경이 시도 때도 없이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포드의 대량생산방식이나 호손실험과 같은 다소 오랫동안 그 유효성 또는 의의를 지니는 이론 역시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학문과는 비교가 어렵다.
어쨌든 그런 차에 졸업을 앞두고 정리를 한다는 의미에서 총체적으로 경영학에 대한 복습을 하고자 산 책이 있다. 평소 몇 일 만에 끝낸다던가 한 권으로 정리한다는 제목의 책들을 신뢰하지는 않지만 리뷰들이 좋았고 소개글 역시 좋아 눈 감고 산 책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돈 낭비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마치 경영학원론서를 요점정리한 듯한 느낌이 드는 책으로, 차라리 잘 쓰여진 원론책 한 권을 보는 것이 더 유용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시대순으로 그리고 각 이론순으로 그 이론에 대한 간단한 배경과 설명을 해놓았다. 물론 이런 구성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구성은 이론의 흐름을 느끼면서 정리하는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론에 대한 글이다. 단지 네이버 지식검색이나 백과사전 검색을 한 듯한, 이론에 대한 단순한 해설로만 가득한 책은 사실 돈을 내고 살 이유가 없다.
언젠가 경영학을 복수전공하던 타과 학생이 매슬로의 욕구5단계설을 설명하는 강의 도중 친구와 잡담하는 것을 들었다. 내용은 경영학 수업을 들으면 별것도 아니고 쓸모도 없는 매슬로의 욕구5단계설을 수업마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욕구5단계설의 내용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크게 적용할 수 있거나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욕구5단계설은 경영이론이라기보다 심리학 이론이다. 그럼에도 경영학에서 욕구5단계설이 중요한 것은 경영학에서 각 분야에 적용할 하나의 시야를 제공하고 또 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욕구는 각 단계가 있고 하위 단계가 충족되면 그 상위 단계를 충족시키고 싶어한다는 단순한 개념이지만 그것은 그 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런 사고방식이 조직구성이나 조직개발 또는 생산관리, 인적자원관리, 마케팅을 접근할 때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개념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수업시간마다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는 이론을 왜 배우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한 그 학생은 경영학을 복수전공했지만 경영학의 기본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다. 경영의 절대 지식 50은 경영이론을 각각 해설해놨지만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각각의 이론이 왜 경영학사에서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그 의의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현대경영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히 종이에 글자가 적혀 있는 것 이상의 가치를 갖지 못한다. 이 책은 간단히 경영학에 어떤 이론들이 있고 그것을 한눈으로 보고 싶지만 인터넷이나 원론서를 볼 시간이 없을 때 훓어보는 용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