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타카 - [할인행사]
앤드류 니콜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가타카라는 영화를 봤다.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였다. 오래 전 영화라 내용이 주는 참신함을 백프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쫓고 쫓기는 스릴러식 전개와 운명을 개척하는 드라마적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듯하다. 다만 다소 진지하고 깊은 생각을 해야 할 주제를 놓고 가볍게 터치하듯 혹은 무책임하게 문제점만 툭 던진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내게 있어 이 영화가 주는 의미는 주인공이 남긴 단 하나의 대사 때문이다.

"넌 알고 싶겠지. 난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아서 널 이기는 거야."

영화는 가까운 미래에 유전자 조작을 통한 자녀 출산이 빈번한 때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빈센트처럼 자연적인 출산을 한 사람은 유전적으로 열성이기 때문에 하층부에 또 빈센트의 동생처럼 유전조작을 통해 출산한 사람은 뛰어난 유전 형질로 인해 상류층으로 신분이 구분된 사회다. 실제로 유전적으로 열성인 빈센트는 어릴 때부터 많이 앓았고 동생과의 바다 수영 시합에서 항상 지곤 한다.

그럼에도 빈센트는 자신의 유전 형질로는 될 수 없는 우주비행사의 꿈을 꾼다. 결국 빈센트는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유전자 신분을 사게 되고 자신의 노력을 더해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려는 찰나 형사가 된 동생에게 신분이 들통난다.

그때 동생과 빈센트는 바다 수영을 한다. 바다 수영은 바다를 향해 수영을 하는데 먼저 포기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다. 육지와 한참 멀어져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동생이 게임을 포기한다.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동생이 열등한 유전자를 가진 빈센트에게 진 것이다.

 그때 던진 빈센트의 말이 바로 "넌 알고 싶겠지. 난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아서 널 이기는 거야."다.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는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자신의 한계를 넘는 것은 곧 운명을 넘는 것이고 또한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승리이다. 난 내가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고 질주한 적이 있던가?

이카루스가 어리석다고 말한 사람은 더 어리석다. 비록 그는 떨어졌지만 결국 그보다 더 태양에 가까이 다가간 사람이 있던가? 그렇게 살고 싶다. 내가 비록 바닷물에 빠져 죽더라도 내 날개의 밀랍이 녹아 추락하더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내 운명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아니 뛰어넘을 가능성이라도 볼 수 있다면 내 모든 것을 투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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