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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의 죽음 ㅣ 그르니에 선집 3
장 그르니에 지음, 지현 옮김 / 민음사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이를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 있다'라는 단 한 줄로 날 매료시켰던 작가.
까뮈의 스승이자 정신적 동반자였던 철학자.
삶의 의미를 아주 조용히 그렇지만 강렬하게 이야기해주는 이..
장 그르니에를 알게 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도서관에서였다. 도서관에서 프랑스 문학 쪽을 뒤지다가 아주 얇은 책 한 권이 눈에 띄길래 살펴보았다. 작가의 이름이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잘 생각나지 않아 큰 호기심으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보통은 첫 장부터 차근차근 읽는 편인데 무슨 일로 어떤 내용일까 하는 생각에 중간부터 ?어보기 시작했다.그 중간에 나온 글귀가 바로 사랑하는 이를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라는 글귀였다.
솔직한 말로 사실 장 그르니에의 책은 단 두 권밖에 읽어보지 못했기도 하지만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전부 아니 일부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이 답답함으로 다가오지만 이상하게 그 이해라는 것의 머릿속 연산작용과 무관하게 그의 명상적인 문체와 사상 그리고 글귀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날 강하게 끌어당긴다.
때로는 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단지 느낌이 좋다, 라는 단 한 가지 이유에서 내 맘을 다 쏟고 싶을 때가 있다. 그냥 그러고 나면 참 마음이 편하고 또 후회하지 않게 되곤 한다.
바로 그런 책이 장 그르니에의 책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느낌만으로 그와 대화를 나누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장 그르니에의 매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