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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수수께끼 - 마빈 해리스 문화 인류학 3부작
마빈 해리스 지음, 박종렬 옮김 / 한길사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마빈 해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는 인류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교양서적으로 읽으면 괜찮을 책이다. 인류학은 군국주의의 첨병학문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식민지를 개척하고 또 그 식민지를 지배하는 데 인류학을 이용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례로 인류학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식민지를 많이 확보한 나라라고 봐도 무관하다. 따라서 세계화와 민주화와 지역주의가 팽배하고 있는 요즘 인류학은 점점 설 곳을 잃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인류학이란 특정 지역의 민족성이나 습관, 습성 등을 분석하는 학문이기에 이를 좋은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상대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마음을 열어 줄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 같다. 이는 문화란 문명인, 야만인의 구분이 없으며 자연에 그리고 사회에 적응하면서 선택한 최선의 생활양식임을 인지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는 의미다.
이런 의미에서 마빈 해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는 우리가 말하는 어떤 나라의 특이한 습성이나 또는 풍속을 과학적 근거를 들며 착실히 설명해주는데 이는 문화 인류학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일부는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사실이기에 약간은 고리타분하기도 하지만(인도의 암소 숭상이나 아랍계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 등) 텔레비전에서 자주 방송되는 미지세계 탐험을 보면서 얻는 즐거움과 흡사한 즐거움을 줄 것이다.
단 한 가지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의해야 할 사실은 이 마빈 해리스의 주장이나 논리나 연구방법 등은 인류학의 한 부분이라는 점이다. 아, 인류학에는 이런 분야가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해야지 이것이 인류학이다, 라고 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마빈 해리스의 업적은 인정하면서도 그의 논리나 학문의 한계가 드러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마빈 해리스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절대적 신뢰라든가 인류학 연구에 있어서의 방법적 문제라든가 하는 것들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