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푸른 점
칼 세이건 지음, 현정준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란 책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유명한 천문학자다. 칼 세이건이 쓴 창백한 푸른 점은 다름 아닌 지구를 뜻한다. 칼 세이건이 말하는 지구에 대한 이야기, 태양에 대한 이야기, 우주에 대한 이야기가 일반 독자가 읽어도 무난하게 또 단편적인 흥미 위주의 책이 아닌 과학적 근거와 작가의 과학관, 인생관이 스며 있는 책이다.

칼 세이건은 과학자라기보다 뛰어난 에세이스트로 보인다. 간혹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적 전문 지식이 이 책을 읽는 데 방해가 되긴 하지만 새로운 지식을 얻는 즐거움과 비하자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가끔은 밤하늘을 바라보라. 가끔은 달을 바라보라. 가끔은 별을 바라보라. 또 깊고도 깊은 검은 밤하늘을 바라보라.. 그곳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신비의 전설이, 그곳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생명의 신비가 또 우리를 둘러싼 갖가지 진실들이 숨어 있다.

그것이 과학적인 사실이든 아니면 낭만이 살아 있는 신화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어떤 것이든 우리에게 주는 감동과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이 감동과 아름다움이 여타의 것들과 다른 것은 그것이 감각적인 그리고 감상적인 감동과 아름다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독과 아픔과 또한 자연세계의 냉정함이 숨어 있기에 더욱더 깊고 농후하다. 

말과 언어에서 또 그림과 조각 그리고 연극과 영화 등 예술에서 나오는 순수미에는 그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그것이 하찮거나 또는 질이 낮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예술에서 주는 아름다움은 그 밑바닥에 과학적 진실과 또는 진리에 대한 탐구가 함께 해야 그 깊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누군가 이야기했다.우리 인간이 달에 도착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류 문명의 진화에 경탄했지만 우리는 달이 주었던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잃어버렸다고. 그렇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우리에게 달에 토끼가 살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그 사람은 우리가 달에 발을 올려놓은 것을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그런  점은 나도 인정하지만 그것은 우리 인간의 상상력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달에 발을 밟는 순간 토끼의 전설을 잃었지만 달은 그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었다. 달을 과학적으로 보았지만 또 우리는 달에 새로운 신화를 부여하고 있다. 과학과 문학과의 새로운 접목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과학이란 밝히면 밝힐수록 본 모습을 감추는 특징이 있다. 하나가 밝혀지면 둘을 감춘다. 새로운 문학적 상상력으로 더욱 풍부한 문화를 건설할 인플라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작가라면 과학 서적을 읽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 믿고 과학자 또한 소설과 시를 사랑해야 할 것이라 믿는다. 좀 더 다양한 책 읽기의 접목이야말로 진정한 책 읽기가 될 것이며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건전한 성장을 이룰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