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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와 인간
존 스타인벡 지음, 안의정 옮김 / 맑은소리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분노의 포도로 유명한 존 어네스트 스타인벡의 중편소설이다. 정말 정말 슬픈 이야기를 어쩜 그렇게도 담담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서정적으로 묘사하고 그릴 수 있는지.. 부끄럽게도 난 이 책을 읽고 스타인벡의 다른 책들은 읽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고 받은 감정 그래서 이 책에 대한 감정이 발전하여 스타인벡에 대한 존경이 그의 다른 책을 읽고 무너질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마치 첫사랑의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 남겨야 가장 아름답다는 말을 신봉하는 광신자 같은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학에 들어와 첫사랑을 만났고 나와 같은 느낌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몇 번이고 반복해 읽어 손때가 가득한 책을 그녀에게 선물로 줬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런 얘기를 하면 친구들은 다들 웃지만 이런 추억 때문에 생쥐와 인간이 더 아름답고 더 소중해지는 느낌이 드는가 보다.
생쥐와 인간은 어느 어리숙하고 바보 같은 친구와 눈치도 잘 보고 처세술 좋은 친구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친구와의 우정을 그린 작품인데 처음엔 그 두 친구와의 우정에 울고 또 그 당시 미국 사회의 경제적으로 암울했던 사회상으로 고통받는 그들의 상황에 울고 그리고 사회에 대한 어떤 벽에 대해 울고 마지막엔 그걸 우리 자신의 모습과 비교해서 울게 될 것이다.
스타인벡의 장점인 그 당시 암울했던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함으로써 사회정의에 대한 물음을 제시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잘 나타난 것으로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다. 실제로 이 작품으로 유명한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뭐 이런 건 중요하지 않은 여담이지만.. 문학상을 받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장 암울한 처지에 있는 그들의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묘사로 아름답게 처리하면서 눈물을 만들기 위한 어거지 묘사가 아니라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눈물을 유도한 점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게끔 하는 이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