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 황경신의 프로방스 한뼘 여행
황경신 지음 / 지안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그랬다. 이 책을 읽고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페이퍼 편집장이자 이미 수권의 책을 낸 작가인 그녀의 여행기는 그야말로 내 기대와는 달랐다. 사진 속 풍경처럼 따분한 햇살같은, 무료하고 지친 글들만 난무했다. 음식 이야기는 뭐 그리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그나마 이 책 후반부에 나오는 사고와 마틴과 크리스티앙 부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결국은 사람이 남는다는 그런 생각만 들게 한 책!

실은 첫인상부터 좋지 않았다. 시작하는 이야기.. 내가 그 부분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면 좋은 책을 색안경끼고 읽은 내 불찰이자 손해겠지만 출판사에서 대주는 돈으로 이름값 믿고 15일 동안 나다니다가 원고 내놓을 때 되니까 겨우 끄집어낸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야심차게 준비한 시리즈 기획인 모양인데 독일이나 스페인으로 갈 예정이라던 작가들의 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걸 보니 첫 책인 황경신의 책에서 크게 덴 것일까.. 황경신 이름 덕에 어느 정도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250쪽에 올칼라 거기에 10000원도 안 되는 정가를 붙인 출판사는 손해를 봤을 것 같다.

잘 된 여행기를 만나기는 힘들다. 출판사에서 기획한 책이라면 여행 가서 원고 들고와야 하는 사람도, 한국에서 마냥 기다려야 하는 출판사도 힘들고.. 그렇다고 해서 이미 자비로 여행을 다녀온 어느 저자의 멋진 글을 찾아내는 것은 더 힘들다. 이래저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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