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2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2004년 다 빈치 코드는 정말 대단했다. 책 안 읽기로 우리 집에서는(!) 유명한 여동생까지 사 읽을 정도였으니 두말 해 무엇하겠는가. 에잇. 여동생이 읽을 정도면 안 읽어, 라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그러다 주말에 텔레비전 보기도 지겹고 청소도 다 했고 잠이나 자기에는 아까운 시간에 가벼운 책이나 읽자 싶어 다 빈치 코드를 집어들었다. 이미 한물 갔고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슬그머니 사라진 그때 책을 읽기 시작한 나는 에고..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다 빈치의 작품들도 다시 찾아봤고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의 오른쪽에 있는 사람 가슴이 어디 있나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했다. 템플 교회니 로슬린 성당이니 시온 수도회니 오푸스데이니.. 나를 현혹할 만한 소재는 너무 많았다.

마지막 비밀이 밝혀지고 소설이 차츰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이루어진 두 주인공의 키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엔딩 장면을 보는 듯했다. 꼭 난관을 함께 헤쳐간 사람들은 키스를 하더란 말이다. 쳇, 너무 영화 같은 결말이더란 말이다. 진짜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어쨌든 심심할 때 읽기에는 딱 좋은 책이다. 종교와 관련해서 생각한다면 고민할 사람도 많겠지만(실제로 친구들 중에는 종교문제 때문에 이 책을 읽지 않는 아이도 여럿 있었다) 나는 별 반감없이 술술 읽었다. 이런 역사가 있어도 나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것 같은데.. 이게 실제라 해도 하늘이 두쪽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신이든 믿는 사람들 의지에 따른 거니까 말이다.

지난 주말에는 영화  다 빈치 코드를 보고 왔다. 1년 전쯤 책을 읽었으니 가물가물할 만했는데 영화를 보니 생생하게 기억나던 대목들. 화면에서 그들의 뒤를 좇아가는 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처럼 흥미진진했다. 다만 아쉬웠던 건 사일러스의 마지막을 너무 빠른 속도로 처리해 버렸다는 점!

10년쯤 후에는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당분간은 내 여가시간을 훌륭하게 채워준 책과 영화로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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