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아이들 서문문고 124
장 콕토 지음 / 서문당 / 198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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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 꼭또의 소설 무서운 아이들. 마치 공포영화 제목 같다. 개인적으로 사춘기 시절을 난 별탈 없이 지나갔다. 한참이 지난 후 생각해 보면 그렇게 사춘기 시절 별탈 없이 지나간 것이 나에겐 큰 불행이었던 것 같다. 다 커서 더 이상 사춘기 시절의 어리광이라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서야 그 홍역을 치러야 했으니 남들이 봤을 땐 얼마나 꼴불견이었으며 나 자신에겐 얼마나 큰 불행이었던가.

하지만 그 사춘기를 유난히 힘들게 보내는 이들도 있나 보다. 쟝 꼭또의 <무서운 아이들>이 그렇다. 불안정한 가정환경에 사는 아이들의 사랑과 질투, 우정, 음모를 신비로운 분위기로 그려냈다. 마치 꿈에서 나비가 돼었다가 깨어나니 사람인데 그 꿈이 너무도 선명하여 나비가 현실인지 사람이 현실인지 헷갈려 하는 고사처럼 현실과 비현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그리는 묘사가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무엇보다도 사춘기 소년 소녀의 혼란스런 정체성을 섬세히 그려냈다는 것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소년 시절의 혼란스런 정신세계를 묘사하는 소설들이 그러하듯이 무어라 표현하긴 힘들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소설의 분량이 적어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요리에 소금간 이 부족할 때 느끼는 것과 같다. 재미있고 또 무척이나 잘 쓰여진 소설이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 그것은 그런 류의 소설이 주는 장르 자체의 한계일까? 아니면 나의 선호도 차이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운이 나쁘게 내가 그런 류의 책만 읽게 된 것일까? 하긴 완벽히 딱 내 입맛에 맞는 소설은 거의 없으니 변덕스러운 나의 입맛을 우선 탓해야 할 게다. 그러나 간혹 나의 입맛에 딱 맞는 그런 소설을 읽었을 때의 그 쾌감과 또 감동을 잊지 않고 있기에 약물중독마냥 소설중독에 빠진 난 입맛 맞는 소설을 찾아 오늘도 도서관을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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