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의 우리도시 예찬 - 그 동네 그 도시의 매력을 찾아서
김진애 지음 / 안그라픽스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도시 예찬>이란 책을 읽었다. 건축가의 눈으로 본 우리나라 도시의 여러 모습들을 엮은 책이다. 여행기처럼 해당 도시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도 또 수필처럼 삶에 대한 성찰을 보이는 것도 아니었지만 잔잔하게 스며든 저자의 우리나라 도시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요즘 귀농이니 전원주택이니 하는 것이 큰 인기를 끌기는 하나 난 아직 도시가 좋다. 우선 도시가 주는 다양성과 살아 있는 생명력이 난 좋다. 내 고향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물론 그것이 도시가 아닌 시골 동네만의 특성은 아니겠지만 노인들만 가득하고 어제, 오늘, 내일 똑같은 시골은 나에게 답답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도시의 무질서, 몰인정을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 그는 도시가 주는 긍정적인 면에 비하면 일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도시에 애정을 갖고 있기에 도시의 부작용에 대한 안타까움이 큰지도 모른다.

작가 역시 도시인이다. 도시가 주는 자유로움을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한술 더 떠 해외의 모범도시가 주는 갑갑함에 질린 반면 우리나라의 도시들에 희망과 애정을 발견한다. 우리는 어쩜 서구 혹은 해외에 대한 막연한 컴플렉스에 빠져 우리를 너무 작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여러 문학작품에 아름답게 등장하는 강이나 혹은 다리와 같은 것들을 직접 가보면 아름답기는커녕 흙탕물이거나 강의 크기가 우리네 조그만 개천과 같은 조그만 규모이거나 우리네 동네에서도 흔하게 볼수 있는 정도의 시내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막연히 서구의 작품에 취해 실제보다 크게 보거나 위대하게 보아 우리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 도시 예찬>은 바로 우리네 도시에 대한 성찰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것을 바라보는 성찰이 국수적이거나 민족주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본 후 매력을 찾아냈을 뿐 우리의 것이기 때문에 좋다란 단순하고 위험한 공식에 빠지지 않는다.

나 신토불이란 말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신토불이란 말은 어떤 근거도 없는 감정과 직관에 호소한 하나의 싸구려 구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호는 곧 인간을 단순화시킨다. 또한 막연한 애국심과 거친 민족주의에 빠지게 한다. 심지어는 국수주의에 빠지게 한다. 심하게는 민족우월주의에 빠지게 한다. 우리 도시 예찬이 잘 씌어진 이유는 이런 싸구려 구호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것에 대한 단점을 알지만 또한 잊고 있거나 보이지 않았던 장점을 나열했을 뿐 억지로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을 표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시간날 때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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