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을 찾아서
유용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자서전을 쓰는 많은 사람들은 적어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자랑스러운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혹은 잊고 싶을 만큼 힘든 경험이었다 하더라도 향수 정도는 느끼는 것이 아닐까? 적어도 나처럼 내 과거에 대해서 후회스럽고 또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서전을 쓸 수 없을 테니까..

내 어린 시절이 그렇게 엇나가거나 힘들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너무 평범하다 못해 중고등학교 때의 기억은 사실 머릿속에 남은 것이 거의 없다. 친구, 선생님, 수학여행 등 남들이 갖고 있는 그런 추억들 대부분이 없다.

그런 추억이 없는 게 후회스러운 것은 아니다. 사실 친구도 선생님도 중요하지만 때론 인생에 있어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추억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다만 그 당시 어떻게 살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내가 정말 부럽고 바라는 것은 가슴 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사는 사람이다. 때론 그 열기가 너무도 강해 자신의 몸마저 녹여버릴지라도 그런 열정을 한 번이라도 정말 인생에서 단 한 번이라도 가졌다는 것 자체가 가슴 뭉클한 감동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난 내 몸을 불태우고 있는가? 내일 당장 죽더라도 오늘 하루가 값진 하루였다고 내 자신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들숨, 날숨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난 자랑스럽게 하루를 살고 있을까?

<마린을 찾아서>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그린 자전소설이다. 작가가 되기까지 겪었던 그의 고난에 가슴 아프다. 하지만 그 고난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온몸을 던졌던 그의 용기와 열정에 가슴 벅참을 느낀다. 어머니는 이 소설을 읽고 가슴이 아파서 울었다고 했지만 난 그가 부러워서 울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