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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미학 - 서양미술에 나타난 에로티시즘
미와 교코.진중권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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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흥미로운 것은 창부의 역사가 인류의 역사와 같이 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가장 크게 번창되었음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본의 힘이 더 큰 성욕을 자극한다는 것을 의미할까? 이에 대해 내가 아는 교수님은 자본주의의 특성을 들어 설명을 하셨다. 자본주의란 소비를 기반으로 한 경제체제이므로 무엇이든 상품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 첫째가 일반적인 눈에 보이는 물건으로써의 상품이고 두 번째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이다. 세 번째는 아마도 웰빙이나 건강상품 혹은 보험 등 인간의 심리를 기반으로 한 것이 상품이 될 것이고 마지막은 무엇이 될까?
어쨌든 성은 우리네 가장 큰 욕구 중 하나이자 가장 큰 자본주의 상품이기도 하고 예술적 모티브를 제공하고 소재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가장 원초적인 것이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제도의 궁극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성의 미학은 자칫 진부한 소재로 보인다. 서양미술에 나타난 성에 대한 담론은 예전부터 있어 왔고 그런가 하면 새로운 글쓰기나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글이 재미를 끄는 것은 미술에 그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성에 초점을 맞춰 미술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자칫 흥미 위주로 넘어갈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고 또는 그저 그런 이야기로 머물 수 있는 이야기가 살아 있는 것은 바로 그림 속에 감춰진 여러 상징을 해설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성에 대한 담론을 그림을 빌어 재치있게 끌어냈기 때문이 아닐까?
진중권은 문제에 대한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설명을 상대가 듣기 쉽게 전달한다. 성의 미학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새로운 것은 없지만 진중권식 재치과 재미가 가득한 책이며 그의 또 다른 책 춤추는 죽음과도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