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열린책들 세계문학 283
버지니아 울프 지음, 공경희 옮김, 정희진 분류와 해설 / 열린책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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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여성을 찬미했고, 무솔리는 여성을 경멸하였다. 얼마 전 나는 직장 안에서 나보다 높은 직급을 가진 상사로부터 여성이란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공격을 받아 얼굴을 붉힌 적이 있다. 가장 황당한 것은 그들은 자신의 입으로 내뱉은 말들이 성차별이라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점은 나에게 있어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새해부터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작품을 꺼내 읽은 이유 중 하나는 올해에는 여성인 나의 권리를 신장하기 위해 침묵이 아닌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피조물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에 작가 생활을 했던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작품은 울프가 케이브리지 대학교의 두 여성 칼리지인 뉴넘 칼리지와 커턴 칼린지에서 <여성이라는 소설>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 내용을 담고 있다. 울프는 여성과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청탁 받은 후 그 말의 의미를 궁리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여성이 소설을 쓰려면 반드시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주장하며 어떻게 이런 견해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힘껏 밝히기 시작한다.

왜 남성들은 그렇게 부유한데 여성들은 궁핍한가? 빈곤은 소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려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가? 무수한 질문들이 울프를 향해 한꺼번에 몰려든다. 그 질문들은 더 나아가 모든 남성들이 시가나 소네트를 쓸 수 있었던 그 시절에 왜 여성은 특출한 문학 작품을 쓸 수가 없었는지 의문을 가진다. 울프는 만약 셰익스피어 시대에 어떤 여성이 대문호 같은 천재성을 지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지만 당시 여성들은 아이 방에서 나오기 무섭게 노동을 했다. 19세기에는 우수한 여성 소설가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며. 울프는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의 삶과 픽션을 논한다. 그러나 영국 에세이 작가 그레그는 " 여성 존재의 핵심은 부양 받는다는 것과 남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 주장하고 울프 역시 해서 오스카 브라우닝 책을 덮으면서 19세기에도 여성은 예술가가 되도록 격려 받지 못했구나 하는 결론을 내렸고, 소설을 쓰는 문제와 성별이 작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파고 들어간다.

깊이 파헤친 울프는 <여성과 소설>이라고 적힌 종이를 집으며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별을 생각하는 것은 치명적이다."라는 자신의 소신을 명료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관중들이 자신에게 던질 수밖에 없는 두 가지 비난을 예상하며 이야기 끝을 맺는다. 울프는 여성이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경제적 자립과 타인의 어떤 말에도 휘둘리지 않으며 오롯이 나를 응시하고,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나는 경제적 자립은 이루었고, 물리적인 나의 방도 있지만, 울프가 말하는 자기만의 방은 아직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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