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 상처에 지친 내 마음을 지키는 힘
오카다 사오리 지음, 김지윤 옮김 / 앤에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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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상 시간은 새벽 5시 30분이다. 화학을 직업으로 삼아 유해 물질들을 취급하는 나는 주로 공단지역에서만 직장을 얻을 수 있다. 공단지역은 대부분 지역의 외곽지역에 밀집되어있다. 출근시간만 1시간 30분, 출퇴근을 합친다면 6번의 환승과 약 3시간이 소요된다. 퇴근 후에는 잡다한 집안일이 나를 기다린다. 남는 시간을 분할해서. 블로그를 하고, 책을 읽고, 자격증 공부를 한다. 아침에는 간단히 요기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우유를 대처할 때가 종종 있는데 편의점에서 서서 먹는 시간조차 아끼려 항상 버스를 기다리며 길거리에서 해결했다. 얼마 전 문득 "누가 쫓아오거나 채찍질하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그렇게 종종거리며 살고 있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아빠와 언쟁이 자주자주 오고 간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책을 몽실 서평단을 통해 선물로 받게 되었다.

 

오카다 사오리 저자의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작품이다. 미국에 오프라 윈프리가 있다면, 일본에는 오카다 사오리가 있다. 오카다 사오리는 1973년 생으로 어린 시절부터 파란만장한 인생 (유년기에 부모님 이혼, 초등학교 3학년 때 자해, 자살미수, 폭주족 생활, 가출 열다섯 살부터 술집에서 일함, 약물, 폭력단 가입. 강간 가정폭력, 이혼, 우울증. 생활보호 등)을 보냈다. 그녀는 수치심 혹은 자신의 치부가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성장과정을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한다. 힘겨워하는 10대 청소년들을 위해 sns 상담을 시작하게 되고, 2015년에는 NPO법인을 설립해서 체계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갖추었다.

 

책 표지 디자인도 예쁘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수 있고, 고통을 직면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인생이 버겁게만 느껴지고,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다. 이때 대부분은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며 스스로 가치를 깎으며 고독감에 시달린다. 저자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채찍질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방법인가? 삶에 도움이 되는가? 반문한다. 그녀는 자신에 닥친 불운 앞에서도 인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용서하고, 자신이 자신의 편이 되어 주기로 한 마음가짐을 꼽았다.

불행에 대처하는 마음과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작은 나'의 존재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 '작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것, 나 자신과 베스트 프렌드가 되는 법, 상대방의 문제에 당신의 가치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자신을 평가하는 네 가지의 가치 척도, 5가지의 젊은이 유형별 구분을 소개하면서 스스로가 자신이 지닌 유형을 파악하고, 작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방법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을 정독한 후 내가 가지고 있는 자아의 문제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는 쉽게 상처를 잘 받는 성향을 가졌지만 상처를 잘 다스리고 치유하는 부분에서는 아주 미흡한 사람이었다. 그 결과 마음의 블랙홀은 점점 깊어지고 넓어져만 갔고, 우울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날들이 잦아지곤 했다. 이 작품이 나의 마음의 허기를 완벽하게 메워줄 순 없지만 나의 상처를 직면하고, 상처받았던 나를 위해 내가 당장 취해야 할 행동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방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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