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굴레 - 경성탐정록 두 번째 이야기 경성탐정록 2
한동진 지음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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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과의>


제국대 의대생 이와테가 치정관계에 있던 기생 향월을 코카인을 이용해 살해한다. 현장을 말끔히 청소하고, 흉기를 없앤 이와테는 시체 처리에 돌입한다. 혈관에 포르말린을 주입해 엠바밍 처리한 시체는 절단 후에도 썩거나 냄새를 풍기지 않았다. 위와 내장은 아궁이에서 태워 없앴다. 시체는 한 달에 한 번 이와테를 대신해 잡역부가 처리해 줄 것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범죄였다. 탐정 설홍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해부하고 남은 시체들을 한 군데 모아두었다가 처리한다는데 착안하여 의대생이 완전범죄를 꿈꾼다는 내용으로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와 <도둑맞은 편지>를 적당히 버무려 놓은 듯한 작품.


<안개 낀 거리>


신의택, 별명은 신타로. 한국인이면서도 일본으로 건너가 한 재산을 모은 입지전적인 인물. 그런 그가 한 밤중 망치에 머리를 얻어맞은 뒤 사망한다. 주변에 앙심을 품은 사람은 얼마든지 넘쳐났지만 범인으로 특정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설홍주는 진주 백정들이 주도해 만든 사회단체 형평사의 도움으로 범인을 알아낸다.


과거로부터 범인을 찾아내는 설정은 봐준다 해도, 백정으로 건너가는 대목은 다소 억지스럽다.


<피의 굴레>


1910년 3월 5일. 동경 간다 구 오차노미즈 2정목에서 한 남자가 쥐약을 먹고 사망한다. 그의 이름은 허장남으로 와세다대학교 이학부를 졸업한 후 수학과 물리를 강의하며 박사 준비를 하던 성실한 청년이었다. 그가 사망하기 전, 동거하는 여인이 있었다는 말도 있었고 아이가 있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하나 확실한 것은 없었다.

그로부터 20년 뒤, 명수관 사장 김명수가 허장남의 시 <바람>을 신문에 싣고자 한다. <바람>은 다소 난해한 전위시였다. 

그런데 얼마 뒤 그 김명수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쥐약을 먹고 사망한다. 경찰은 자살로 처리하려 했으나 설홍주가 라무네 병의 구슬을 다시 막는 방법을 보여줌으로써 타살임을 증명한다.


전위시가 1과 0으로 이루어진 암호였으며 이를 알파벳에 대응시키니 '아소 하지메는 내 아들 상일이고 뒤통수에 문신을 세겨 놓았노라' 라는 해석이 나왔다는 내용인데... 여러모로 작위적이다.


<날개 없는 추락>


사이고 시로의 본명은 백청만으로 사채꾼이다. 그가 어느 날 밤, 옹벽에서 추락하여 사망한다. 근동에 살던 늙은이가 그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범인을 추적하던 설홍주는 우연히 유도의 고수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죄수의 딜레마와 일본 유도의 달인 미후네 큐조를 모티프로 하여 엮어낸 소품.


예전에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 파주에 종종 갔다. 그때 북홀릭에 갔다가 증정품으로 받은 책인데 전자책으로 만들어 책장을 가벼이 할 목적으로 읽었다.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일제강점기 당시의 풍속을 꽤 소상하게 설명하고 사건과 엮어보려는 노력은 꽤 성실한 느낌을 준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1901557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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