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과 알 - 138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주문한 이유는 단순했다.
요즘 여성들이 느끼는 것에 대해서 공부가 필요했고 광고문구에 '138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거기에다 저자가 좀 독특했다.
책의 띠지와 속날개에 나와있는 저자의 사진은 꽤나 이쁜 얼굴이다. 76년 생이다.
자신과 남동생의 학비를 위해 호스티스 생활도 했었고, 가수로 데뷔했지만 실패해서 무명생활을 하다가 이제 소설가로 성공한 것이다. 

책은 무척 얇다. 본문만 겨우 111페이지.
중편이라 할만 한데, 읽어보니... 참 어렵기도 하고 독특하기도 하다.

내용은 별 게 없다.
유방확대 수술을 받고싶어하는 엄마와 초경을 맞이하는 딸. 그 둘의 티격태격을 화자인 '나'가 지켜보는 이야기다. 그것도 단 3일동안 같이 지낸 이야기.

읽고나서 남는 건, 생리대에 관한 상세한 묘사와 여자 목욕탕의 정경, 그리고 초경을 맞는 아이의 심리 정도 뿐이다. 
사실 생리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남자들 많을 것이고, 나 또한 마찬가지.

암튼 다 읽고나니 별로 좋은 느낌은 못 받겠다.
저자가 나름대로 개성있고 감각적으로 글을 쓴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좀 애매모호하다.
굳이 주제를 말해보라면 여성을 상징하는 젖(가슴)과 알(난자)의 가치를 깔아뭉개는 소설같다.

딸은 알을 아주 싫어하고, 어머니가 가슴에 집착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결국 가슴을 키우고 싶어하는 것이 남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고 그러한 면들을 저자는 아주 박살내고 싶었던 건 아닌지?
다른 단편 하나가 추가되어 있는데. 그 이야기에서도 괜히 첨 보는 남자에게 유혹의 말을 건네는 여자가 남자에게 폭행당하는 장면도 저자의 그런 의도를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
암튼 애매모호한 건 싫다. ㅋ

이 저자는 마치 주제 사라마구처럼 문장파괴를 일삼는다. 마치 독일 철학서를 보듯 한 문장이 계속 콤마로 연결되면서 반페이지에서 2페이지까지 늘어진다. 번역자가 좀 순화시킨 모양이다. ^^
어쨌든 별로 좋은 느낌은 못 받았다.

나중에 번역자 후기 읽어보니, 아쿠타가와상이란 게 유망한 신인에게 주는 상이란다. ㅋ
낚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심사위원 중에서도 한 명은 절대 이 작품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는데.... 
암튼 내 주관적 취향에는 별로다.

마지막으로 111페이지까지 쓰고 상도 받고 책도 잘 팔리니.... 정말 부럽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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