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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앤테이크 Give and Take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애덤 그랜트 지음, 윤태준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이번에 <오리지널스>로 돌아온 애덤 그랜트의 화제작 <기브앤테이크>
이 책은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면서 소위 손해보는 타입인 '기버'와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원하는 '테이커'
그리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매처' 중
이 험난한 경쟁사회에서 도태되기 딱 좋은 '기버'가 의외로 승리자이자 성공 가능성도 높음을 다양하게 입증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성공한 기버-좌절한 기버, 성공한 테이커-실패한 테이커 등
온갖 인간 군상·유형을 직간접적으로 겪어보게 됩니다.
만약 이 책이 링컨, 애덤 리프킨, 조지 메이어 같은 기버와
케네스 레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같은 테이커를 대비시키면서
본인 주장에 부합하는 사례들만 취사선택하는 형태로 전개되었다면 단언컨대 3류가 될 뻔했습니다.
(본문에 손자병법 관련 내용이 아주 살짝 언급되는데, 번역이 정상적이라면 저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손자병법의 묘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후반부 목차를 보지 않았다면 애초에 본서를 집어들지 않았을텐데 기버들이 왜 실패하고 좌절하는지,
이들이 '번아웃', 탈진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말해주는 후반부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론이자 핵심인 동시에 현실적인 내용을 잘 담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기버에도 두 가지 유형이 있어서 '병적인 이타주의'에 함몰된 기버는 지레 지쳐 나가떨어지기 쉽고
실제론 야심이 테이커나 매처 못지않거나 되려 훨씬 큰 기버들이 뻗어나갈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과,
기버가 테이커를 만나면 매처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무한 공감하는 바입니다.
추가로 요즘 국내는 합리적인 동기 부여와 노동 유연성 확보 등을 위해 성과연봉제를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추세인데
전략적 접근 없이 단순 드라이브만 걸다보니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영 기대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기브앤테이크>는 조직사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하는지,
'시스템'과 '오퍼레이션' 부문에서도 굉장한 시사점을 제시해주는 책이 되어줄 것입니다.
<기브앤테이크>의 내용은, 저에겐 어떤 분에 대한 오마주이자 헌사와 다름없습니다.
책을 읽기 전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마지막까지 내내
이마에 '근 면 성 실'이라고 써붙인 것 같은 인상의 지인이 떠올랐거든요.
국내에는 나름 독과점형 구조의 회사들이 많고 이런 회사들일수록 소위 내무반에 문제가 많은 경향이 있는데
아무런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없는 조직에 있으면서도 자기 몸 상해가며 일만하는 미련한 곰 같은 분이 있습니다.
그리 크지도 않은 조직이고 누구나 순환근무를 하는데
무려 10년 동안 혼자 인사 발령을 받지 못한 채 한 팀에 내내 못박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분이 얼마나 희생적인지 대략 가늠해볼 수 있을 겁니다.
10년 만에 드디어 쇼생크탈출, 백오피스 계통 스텝부서로 이동한 후로도 이런 분들이 늘 그렇듯 결국 또 일이 몰렸고
무한 야근 주말 근무를 하면서 최근 직원 채용을 진행하는 와중
주변에 추천해줄만한 경력직(그런데 영업직) 없냐는 문의전화를 받는 바람에
제발 정신 좀 차리고 밑에서 백업해줄 직원이나 뽑으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네요.
가끔씩 전화하거나 만날 때마다 똑같은 패턴의 대화가 7년 넘게 무한 반복되고 있습니다 ^^
본서로 비유하면 성공한 기버들에게서 엿보이는 야심 혹은 자기애가 없어서
마지막까지 손해만 보는 실패한 기버가 될 가능성도 높아보여 늘 제가 구박하는데도 사람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죠.
기버를 가장한 양두구육의 비열한 사기꾼들도 그득한 이 세상에서 정말 철저하게 퍼주고 손해보며 사는,
이런 분의 존재야말로 이기적 유전자들이 모여있는 이 사회가 굴러가는 원천에너지 아닌가 싶습니다.
이거 참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다양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큐브>의 마지막 생존자는, 그 누구도 경계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게임이론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단거리 경주에서는 불리할 수 있어도 멀리보는 마라톤에서는 유리한 기버,
하지만 전 오래가는 테이커의 가면도 나름 자주 보았는데...
과연 일개미 DNA가 심어진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희생하는 기버들이 종국에 잘되는 판타지가 '정말' 구현될지,
살아가면서 주변의 생생한 실 사례들을 통해 검증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