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로소의 분홍 벽
에쿠니 가오리 지음, 아라이 료지 그림, 김난주 옮김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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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로소의 분홍 벽]은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 그림책으로 낙천적인 성격의 고양이 하스카프가 꿈에 등장하는 분홍 벽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안아주는 매력이 있다. 그 때문인지 문장 하나하나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은 생각과 더해지며 긴 여운을 남긴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인 못지않은 그녀의 감성은 늘 나의 닫힌 문을 두드린다.

 

 

언제나 꿈에 등장하는  분홍색 벽이 있는 동네인 몬테로소로 떠나며, 하스카프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포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분홍빛 눈망울의 하스카프를 그리며, 나는 얼마나 포기를 했는지 생각해보았다. 무언가를 얻기만을 바랐던 것은 아니었을지, 포기하지 않은 채 바라기만한 생을 살아온 것은 아니었을까.

 

 

몬테로소로 가는 길에 사자와 마주칠까봐 걱정하는 하스카프. 그들의 매력에 빠져 몬테로소에 다다르지 못할까봐 걱정에 걱정을 더하며 어지러운 마음에 빠진 하스카프의 모습은, 결정 장애를 달고 사는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선택의 상황에 놓일 때마다 늘 고민에 고민을 하는. 그러다가 결국, 등 떠밀리는 듯한 선택을 해왔던 내가, 왜 떠올랐을까.

걱정을 뒤로한 채 하스카프는 걸음을 옮긴다. 몬테로소에 가기 위한 하스카프의 여행은 계속된다. 비가 내리면 내리는 비를 쫄딱 맞으며, 걷다가 지치면 자동차를 얻어 타며… 하스카프는 오직 하나의 마음으로 몬테로소에 다다르고 있었다.

 

 

몇 날 며칠이 지나고, 몇 밤을 지나 이윽고 하스카프는 몬테로소에 도착했다.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몬테로소에서 하스카프는 분홍 벽을 찾아간다. 꿈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아니, 꿈을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포기를 모르는 하스카프와 함께 떠난 여행은 꿈을 그린 감성 그림책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그녀의 글이 주는 위로, 하스카프와 몬테로소의 분홍 벽에 다다르면서 나도 마치 분홍빛 눈망울을 갖게되는 듯 묘한 위로를 받게 되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는 말. 그러나 우리는 그 숫자에 무척 얽매인 삶을 살곤 한다. 시작을 해보지 않고, 끝을 말하고 있지는 않을지. 떠나보지도 않은 채 마치 여행을 끝낸 사람처럼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스카프와 함께 떠난 여행은 낡은 서랍장 한 구석에 고이 접어두었던 꿈의 일기를 꺼내보게하는 시간이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 시작해보면 어떨까?


**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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