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인생의 키워드 20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얼마전, 선배와 함께 식사를 했다. 나보다 서너살 많은 선배는 아직 미혼인데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선을 보고 있다며 말했다.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위한 삶을 살았는지, 나의 생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또다시 사춘기를 겪는 것 같다는 선배는 씁쓸히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내가, 지금, 무얼하는지, 모르겠다고.

 

정여울 작가의 [그때, 나에게 미처하지 못한 말]은 읽는 내내 먹먹함이 밀려왔다. 반칠십밖에 되지 않은 내가, 고작 서른다섯밖에 되지 않은 내가 먹먹함을 얼마나 느꼈냐고 스스로 자문할 수 있겠냐만은 읽는 내내 속도가 나지 않고 자꾸만 같은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습관의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왜, 였을까. 무엇, 때문이었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은 차츰차츰 밤늦게 읽기 시작한 그녀의 책은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연, 내가 아는 나를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나는 나 스스로가 궁금했다. 노오란 바탕에 수놓인 스무개의 단어가 가슴에 낙인처럼 새겨지는 듯한 착각을 나는 왜 했을까. 아무래도 아직 이 나이를 마주할 용기가 내게는 아직 없는 듯 하다. 아니, 서른이라는 나이를 이제사 알게된 내게 어쩌면 그녀가 말하는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은 지금, 나에게 미처 하지 않는 말로 변해가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연, 내가 아는 나를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나는 나 스스로가 궁금했다. 노오란 바탕에 수놓인 스무개의 단어가 가슴에 낙인처럼 새겨지는 듯한 착각을 나는 왜 했을까. 아무래도 아직 이 나이를 마주할 용기가 내게는 아직 없는 듯 하다. 아니, 서른이라는 나이를 이제사 알게된 내게 어쩌면 그녀가 말하는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은 지금, 나에게 미처 하지 않는 말로 변해가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정여울 작가의 [그때, 나에게 미처하지 못한 말]을 읽으며 나는 그녀가 이십대 때 써내려간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았다. 마치, 딸에게 훗날 전하는 메시지랄까. 따듯하면서도 침착한 그녀의 글은 마음의 죽비를 꺼내들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질문하고 성찰하고 가끔은 나 스스로를 마음의 죽비로 칠 수 있는 용기, 스스로를 완성시키기 위해 매순간 새로 태어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스무개의 반짝이는 단어로 엮인 정여울 작가의 [그때, 나에게 미처하지 못한 말]을 읽으며 나는 그녀가 언니처럼 느껴졌다. 내게 언니가 있다면 그녀처럼 말해주지 않을까. 때로는 따듯하게, 때로는 엄격하게. 나 자신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주지는 않았을까.

그녀의 말처럼 지금의 '나'는 참으로 소중하다. 내 어두운 면도 내 모습의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내일의 나를 맞이하고 오늘의 나를 치열하게 살아낼 수 있도록 매 순간 노력하는 나로 살아야겠다.




** 독서클럽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