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

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 - 15년 만의 재취업 코믹 에세이
노하라 히로코 지음, 조찬희 옮김 / 꼼지락 / 2017년 4월

친구들이 엄마가 되면서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취직이 힘들다." 이다. 언제 키워서 나는 언제 일을 할 수 있겠냐면서 아직 아이가 돌도 되지 않았는데 한 친구는 차라리 일을 하고 싶다고 울먹이기도 한다. 독박육아,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우리나라에 흐른다. 어찌 육아를 혼자서만 하겠냐만은 혼자 벌어서는 살기 힘든 이 시대, 그렇다고 어느 한 사람만의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해와 배려, 존중과 공감, 그리고 사랑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

40세 전업주부인 스즈키 유리코는 결혼과 동시에 전업주부로 15년을 살아왔다. 아침엔 오로지 한국 드라마만 보는 한드 광팬으로, 전업주부로 살가던 어느 날 남편에게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다며 이야기를 꺼낸다.

[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는 노하라 히로코 일러스트레이터의 코믹 만화책이다. 마흔살이라는 나이를 마주한 전업주부의 고민과 가족간의 미세한 갈등과 사랑이 잔잔하게 그려져 있는 [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가 주는 잔잔한 감동은 나의 마흔살을 떠올리게 했다.

결혼과 출산으로 15년 동안 경력이 단절된 주인공 스즈키 유리코의 이야기는 분명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머지않아 훗날,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며 우리의 이야기 더 나아가 우리의 어머니의 이야기일 것이다. 또는 내 남편의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른다.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이제와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과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지… 고질적인 취업난에 경력 단절에 자격증 하나 없는 자신을 자책하면서도 무언가 시작해보겠다는 스즈키 유리코의 의지와 마음이 점점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도 같이 빛나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는 첫 직장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두번째 직장을 찾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이라는 것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옳다는 것을 느꼈다.

백세 시대라고 한다. 백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마흔이라는 나이는 무언가 다시금 시작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닐까. 할머니가 돼도 계속 일을 해서 손자한테 용돈 주는 게 꿈이라는 그녀의 소망처럼, 늘 꿈을 꾸고 소망을 간직하는 나로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