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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색을 품다 - 민화 작가 오순경의 우리 그림 이야기
오순경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2014년, 내 가슴을 촉촉히 적시운 드라마 한 편이 있다. 송윤아 씨의 애절함과 눈빛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았던 드라마, 바로 '마마'이다. 드라마 속 그녀의 삶, 그녀의 그림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림들을 그저 단순한 그림으로만 생각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고 올 봄 <민화 작가 오순경의 우리 그림 이야기-민화, 색을 품다>를 만났다.

<민화, 색을 품다>는 민화 작가 오순경 님의 일상과 드라마, 그리고 우리 역사 속의 민화 이야기가 작품과 함께 실려있다. 대부분의 예술 도서는 해설서같은 느낌이 강하고 전문 용어가 많아 읽기가 쉽지 않은데, 그에 비해 이 책은 이야기같은 느낌이 강하고 용어에 따른 설명도 쉽게 풀이 되어있어 그 점이 참 좋았다. 소설같은 이야기, 아니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곳곳에 가득찬 느낌이었다.

몇 달전부터 방영한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는 방영전부터 무척 기다렸던 작품이다. 신사임당의 삶과 그녀의 그림과 사랑. 거기에 이영애 씨의 음성과 단아함이 더해져 드라마를 더욱 더 깊이있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미인도>는 설렘 그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오순경 님의 <미인도>는 우리 시대의 여인상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특히, 배채법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비단의 앞뒷면에 똑같은 색을 칠함으로써 그림을 앞에서도 동시에 뒤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배채법으로 그려진 <미인도>는 더더욱 아름다움을 극대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민화를 '백성을 위한 그림이다, 백성의 삶을 담은 그림이다, 백성이 그린 그림으로 이름없는 화가가 그린 그림이 많이 남아있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민화 작가 오순경의 우리 그림 이야기-민화, 색을 품다>를 읽으며 궁에서 더 많은 가치를 가졌던 그림이 바로 민화이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임금이 앞에 앉음으로써 완성되는 '일월오봉도'와 정조의 책 사랑을 보여주는 작품 '책거리'는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수많은 이야기를 낳을 수 있는 민화. 민화에 깃든 이야기가 더 많이 알려지길 빌어본다.

"민화는 '보는 그림'이 아니라 '읽는 그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