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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7년 3월
평점 :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만큼 아픔의 순간이다. 함께한 시간이 많을수록 내 안에 자리한 기억이 많을수록 아픔은 계속 나를 찾는다. 기억하지 않아도, 의식하지 않아도 나의 온 신경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남녀 사이의 헤어짐보다 더 큰 아픔… 아무래도 내게 할머니와의 이별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의 책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기적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그 기적은 어느날 갑자기 얻어진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 이루어낸 기적, 포기하지 않음으로 얻을 수 있었던 선물같은 시간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열두 살, 원인 모를 병으로 의식불명에 빠진 마틴. 그리고 그런 마틴 곁에서 가족은 하루 하루를 잿빛같은 시간으로 보낸다. 절망의 늪에 빠져 엄마는 의식이 돌아온 마틴을 알지 못한 채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엄마의 그 한 마디로 삶을 내려놓고 싶었다던 마틴. 엄마의 두려움과 절망을 이해하고 엄마의 과오를 용서하는 법을 배운 그의 모습에 나는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순간 순간, 우리는 이해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쓰고 있지는 않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유령소년이 남자로 불리우기까지, 의식불명에 빠진 그가 의식을 찾고 비슷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의 우상이 되고 진정한 사랑을 배우고 더이상 누가 만들어주는 오늘이 아닌 나만의 오늘을 살게 되기까지 마틴은 참 고된 삶을 살았다. 그리고 그 삶의 순간들이 지금의 마틴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고 믿는다.
"당신을 만나서 나는 더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라는 말이 있다. 아마 마틴과 그의 아내 조애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이해가 되고 삶의 이유가 되는 존재이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이 암흑같아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마틴이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매일 같게 느껴지는 오늘이 분명 새롭게 느껴질거라 믿는다. 내가 왜 살아야하는지, 그 이유를 찾는 시간이 될 것이다.
**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