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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 함께 걷기
최설 지음 / 서정시학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낮이면 따듯한 봄 햇살이 거실창을 스며든다. 가만히 앉아 햇살을 손 안에 넣으면 따듯함의 온기가 더해지는 것 같은 착각이 자리하는 이 계절, 3월에 윤동주를 만났다.

"동주가 세상을 떠난 날, 이 책을 세상에 내보낸다."
여는 글의 첫 줄은 꽤 오래 나를 잡아두었다. 교과서 밖에서 다시금 만난 그의 생이 더욱 더 간절하게 느껴져서였을까. 아니면 이제는 더이상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여서였을까. 전보다는 좀 더 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설렘도 함께 자리했다. 그렇게 봄과 함께 그가 나를 찾았다.

최설 님의 <윤동주 詩 함께 걷기>는 다양한 책 읽기 방법이 제시되어있다. 아이들은 대부분 교실 밖의 시 읽기를 지루해한다. 왜 교과서에서 보는 시를 또 봐야하냐며 인상을 찌푸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색다른 방법을 제시함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채워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 풀이를 위한 읽기가 아닌 시인을 알아가는 즐거움의 읽기로 자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집은 많이 출판되어 있다. 그러나 그의 시와 삶, 윤동주 Q&A 등 다양하게 엮어놓은 책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더 각별하게 아끼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했다. 그와 같은 생을 살지 않았지만, 그의 생을 엿보며 그와 함께 거니는 거리를 상상했다. 그저 멀리서, 봄 햇살을 마주하고 앉은 그의 뒷모습을 나는 무던히도 그려넣었지 싶다.

아이들에게 한번씩 윤동주 시인의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다. 시인이 왜 이렇게 잘 생겼냐면서, 정말 윤동주 시인 맞냐면서, 학생들이 웃으며 말했던 기억이 났다. 나역시 윤동주 시인의 사진을 처음 보았을때 속으로 참 많이 멋있다,라는 말을 되뇌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알아가면서, 시를 더 깊게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는 내게 더욱 더 멋있는 사람이 되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몇달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어떤 가수가 노래하던 그의 모습은 몹시 애틋하게 다가왔다. 그 가수가 노래하는 윤동주 시인의 모습을 아이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새삼스레 궁금해졌다.

그가 걷고자했던 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어떠한 길로 나아가고자 했을까. 늘 새로운 길을 마주하고 그 길에 발을 내딛었을 것 같은 그. 늘 어느 한편에서는 무거움이 뒤따랐을 그의 발걸음이 이제는 따듯한 봄길을 거니는 가벼움으로 자리하길 소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