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와 오리 - 뿔이 생길 때 아프지 않을까?
이승환 글.그림 / 그림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주말에 집에 다녀왔다. 동생 내외와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은 무척 따듯했다. 그 따듯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염소와 오리>는 조카가 무척 좋아한 책이다. 주말 내내, 고모고모를 외치며 책을 읽어달라며 졸졸 내 뒤를 따라다녔다. 어디서 났는지, 나뭇잎을 모아 들고는 나를 따라다니는 아이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염소와 오리>는 '뿔이 생길 때 아프지 않을까?'라는 부제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염소와 오리, 묘하게 닮은 귀여운 두 친구는 서로가 서로에게 따듯한 친구로 다가가 우정을 싹틔우고 있었다.

 

 

염소 한 마리가 있었어,로 시작되는 이야기. 그 염소에게는 걱정이 있었다. 뿔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뿔이 생길까 봐, 뿔이 생길 때 아플까봐 염소는 걱정이었다. 염소는 뿔이 안 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떠나고, 오리도 그 여행에 함께 동행했다.

귀여운 아가 염소와 오리의 모습이 커다란 두 눈이, 조카의 얼굴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조카는 머리 위에 검지 손가락을 펴 들며 뿔이 나는 흉내를 냈다. "고모 뿔이 이렇게 나는 거야?"라면서 다음장을 펼쳤다.

나뭇잎으로 만든 모자가 벗겨질까 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염소를 위해 오리는 날개로 염소의 머리를 덮어주었다. 마치 엄마와 아가의 모습처럼, 두 친구의 모습은 무척 정겨웠다. 조카는 나뭇잎을 머리 위에 올려놓더니 아가 염소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내 무릎에 누워 "고모 얼른 다음장"을 외치기도 했다.
나뭇잎으로 만든 모자는 바람에 하나둘 날아가자 오리는 날아간 잎을 가지러 가고, 기다려도 오리가 오지 않자 염소는 오리를 찾아 헤매인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찾아 헤매이는 시간… 사랑스러운 우리 조카가 내 손을 꽉 잡는다. "고모 어쩌지? 못 만나면 어쩌지?" 아이의 눈에 눈물이 맺힐까봐 서둘러 다음장을 읽어주었다.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며, 서로가 서로를 찾아 헤매이는 시간. 그 시간을 아이는 잘 참아주었다.

 

 

시간이 지나 염소와 오리는 만나, 그간의 일을 밤새 이야기하며 논다. 마지막 줄에 쓰여진 것처럼 "가장 좋은 건 둘이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건강한 2017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말을 배우는 아이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두루두루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염소에게 뿔이 자라난 것처럼, 아이의 마음도 책을 읽으며 부쩍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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