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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의 일본어 노트
김연진 지음 / Orbita(오르비타) / 2016년 9월
평점 :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 처음으로 일본어를 배웠다.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이 유행하듯 번져가는 시기였기에 나는 물론 다른 친구들도 무척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일본어 선생님께서는 따로 일본 애니메이션 클럽을 따로 마련해주실 정도로 열성을 다하여 가르치셨다. 수능이라는 굴레에서 유일하게 벗어날 수 있었던 시간은 바로 일본어 시간이었다. 자꾸만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때면 선생님께서 괜찮다고, 다독여주셨던 기억. 그래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일본어 선생님이 생각난다. 물론 일본어는 희미하게 기억나지만.

<시즈의 일본어 노트>는 희미한 고교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다시금 일본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역사적으로는 가까이할 수 없는 나라이지만, 일본은 꼭 한번 가보고픈 나라이기도 하다. 다행히 신랑도 일본 여행에 대해서는 꽤 긍정적이라 조금씩 여행 준비를 해보자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더 필요한 일본어 공부. 아무래도 <시즈의 일본어 노트>는 내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른이 넘어 다시 시작하는 일본어 공부의 첫 걸음이 되어줄 책이 될 것 같다.

일본어 공부는 얼마든지 독학으로 가능하다. 이 한 줄의 울림이 얼마나 크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내가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면, 일을 쉬며 아가를 기다리는 요즘.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목표는 일본 여행이 될 테니 말이다. 아이와 함께하는 일본 여행이라면 더 좋지 않을까? 물론, 훗날의 이야기가 될 테지만.

일본 애니나 문학, 건담, 피규어 등 일본의 문화에 이미 나는 많이 다가가있다. 어쩌면 이미 첫 걸음은 예전부터 디디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어 공부는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끝나버린 일본어 공부. 어쩌면 그래서 내내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아쉽다는 생각만 하면서 시작은 하지 못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날선 감정이 잊힐만하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마치 영화 덕혜옹주를 보는 내내 사로잡혔던 마음, 아무래도 그 마음이 지나치게 내 안을 자리했었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지금, 마음을 분리해버리자, 또다시 마음 먹는다. 목표가 있으니까.

일본어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있다. 게다가 한자까지 총 세 종류의 문자로 표기한다. 고등학교에서 배울 때에도 늘 어려웠던 것이 한자와 발음이었다. 발음 규칙에 의해 글자와 다르게 읽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안되는 규칙이었는데도 당시에는 꽤 어렵게 느껴졌다.

<시즈의 일본어 노트>는 <시즈의 일본어 워크북>이 함께 제공이 된다. 그래서 눈으로 보고 소리로 읽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글자를 워크북에 옮겨 써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내게는 참으로 유익했다.
일본어 글자 외우기부터 정리 예시 및 정답까지 이어지는 13개의 파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알찬 시간이었다. 한번으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번 반복하다보면 꽤 일본어가 재미있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자리했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조금 더 부지런해진다면 다시 시작하는 일본어 공부가 지금의 나를 조금 바꿔놓을 것 같다는 그런 기대도 하게 되었다.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외우고, 일본어 글자도 외우고, 일본어로 일기도 써보고 다시 애니메이션을 보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들으면서 시작하는 일본어 공부. 아마도 그건 <시즈의 일본어 노트>가 내게 준 선물같은 시간일 것이다.

<시즈의 일본어 노트>로 다시 시작하는 일본어 공부!
내일의 나를 기대하며 조금은 게으른 나를 반성해본다.
**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