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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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님의 소원은 '대한 독립'이셨다.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을 바라고 바라며 오직 이 나라를 위해 하루를 살고 오늘을 보내신 선생님. 일찍이 우리 독립 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 원하셨던 선생님. 김형석 선생님의 『백년을 살아보니』를 읽는내내 김구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김형석 선생님이야말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지켜주시고 김구 선생님의 정신을 잇는 이 시대 사랑의 문지기시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보았다.

『백년을 살아보니』는 김형석 선생님께서 남긴 육필을 교정하여 엮은 책이다.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며 선생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지난 날을 회상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애틋한 시간을 떠올리면서, 혹여 눈물에 젖는 시간을 보내지는 않으셨을까.

아흔 일곱, 고령의 나이.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말씀하시는 선생님. 책에 담긴 선생님의 뜻을 헤어리기에 나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하기에, 선생님 말씀이 담긴 『백년을 살아보니』는 내 부족한 생각을 환히 비춰줄 '인생 지침서'로 자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해주는 삶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내게 주어진 오늘을, 내 나라에서 살고 있는 오늘을 귀히 여겨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누구나 태어나 고민을 하고, 때로는 걱정을 하며 살아간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기에 그리고 누가 대신 살아줄 나의 삶도 아니기에, 오늘의 내게 주어진 이 시간은 무척 소중하고 귀하다. 하지만 때로는 오늘의 이 시간을 헛되이 함부로 그냥 못이기는 척, 살아내고 있다는 생각도 한다. 그냥, 살아있으니까. 그냥, 살아야하니까. 그런 이유로 하루를 소비하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왜일까, 왜 그래야만 할까.

선생님께서는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셨던 것 같다. 후대에게 하고픈 말씀들이 참 많으셨던 것도 같다. 충고가 아닌 공감을 위한 말씀을 말이다. 프롤로그를 보면 50대 이상의 어른들이 독서를 즐기는 모습을 후대에게 보여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시급하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독서! 그것이야말로 우리들 자신의 행복인 동시에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진입, 유지하는 애국의 길이라고 확인하신거다. 나이 들어 느끼는 하나의 소원이라는 말씀도 덧붙이신 선생님. 아직 나는 30대이지만, 앞으로도 쭈욱 선생님 말씀을 받들어 독서를 즐기는 어른으로 자리매김 하고프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독서를 즐기는 어른으로, 책을 옆에 두는 어른으로 늙어가는 상상도 해 보았다.

『백년을 살아보니』는 1장부터 5장까지  행복론, 결혼과 가정, 우정과 종교, 돈과 성공, 노년의 삶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과 일화가 정리되어 있다. 아흔 일곱의 생을 살아오면서 겪은 일과 생각, 만난 사람들과의 시간을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적어 놓으셨다. 일화의 나열들이 오늘의 일처럼 와닿기도 했다. 그것이 선생님의 글이 지닌 사랑인가보다.

오늘에 대한, 나라에 대한 불평불만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나라를 잃어본 채 살아본 적이 없다. 태어나는순간부터 주어진 나라가 있었기에 나라를 잃은 슬픔을 제대로 알 턱이 없었다. 그저 글로써, 영화나 드라마로써 간접 경험을 한 채 살았을 뿐이니까. 그런 마음으로 살았기에 어쩌면 애국심도 덜했을지 모르겠다. 나라가 내게 해준 것이 무어냐며 따지고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말씀은 나라에 대한 잘못된 마음가짐으로 가득한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열심히 하루 하루를 정성을 다해 보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응원을 한다 말하면서 나는 그간 잘못된 애국심으로 살았던 것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 있었던 거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그리고 그곳에서 봉사하며 선수들과 함께한 많은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가 아닐까. 나라를 위한 마음은 분명 내 마음 어딘가에도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진정한 애국심이란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나라가 내게 해준 게 무어냐, 따지기 전에 나는 나라를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어른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꼭 지켜야겠다.

선생님 고향은 평안남도 대동이다. 꿈에도 갈 수 없는 고향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선생님은 고향을 영구히 잠들어야 하는 미래의 고향인 공간이라 표현하셨다. 선생님 가슴팍에 깃든 그리움의 깊이는 가히 짐작조차 어려울 것이다. 나라를 잃어본 적도, 갈 수 없는 고향도, 존재하지 않는 내가 가슴팍에 깃든 그리움의 깊이를 운운하는 것도 어쩌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디 선생님 생전에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염원해보았다. 그래서 꼭 친구분들께 통일의 소식을 제일 먼저 전해주셨으면 하고 바래보았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나 될까.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때로 그런 생각에 갇혀 살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내게 주어진 오늘을,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는 듯 하다. 앞으로 어떻게 나이를 먹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도 자리했다.

『백년을 살아보니』는 내게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나의 삼십대와 사십대, 오십대를 이끌어주는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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