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나고 자란 내게 줄넘기는 재미있는 놀잇감 중 하나였다. 마당에 나가서 동생이랑 누가 더 많이 하는지 승부도 가르고, 친구들이랑 누가 더 오래 하는지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대부분 내가 졌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이상하게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마 숨이 찰 때까지 뛰었고 최선을 다했으니 되었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줄넘기에서만큼은 져도 화나거나 짜증이 나지 않았다.개암나무 출판사의 ‘저학년 책이 좋아’ 시리즈 열 다섯번째 이야기는 김다해 작가의 <바람을 가르는 쌩쌩이 마스터>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날 떠올리게 했다. 물론 주인공처럼 쌩쌩이를 하지 못해서 속상해하던 나는 아니었지만, 쌩쌩이 때문에 울먹이던 친구들이 몇 있었기 때문이다.나는 쌩쌩이를 지금도 두 번 정도밖에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속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할 수 있음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둠 수행평가를 한다면 주인공 동수처럼 나도 엄청 속이 상하고 조급할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활동이니, 신경쓰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글에 등장하는 동수는 포기를 모르는 귀여운 아이이다. 그래서일까, 그런 동수에게 마스터 리가 선물처럼 등장한다. 동수는 그의 제자가 되어 쌩쌩이 마스터에 도전을 한다.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한지, 어느새 나는 동수를 응원하고 있었다.“쌤 동수 너무 좋을 것 같아요!”“선생님 저도 마스터 리 할아버지 만나고 싶어요.”“동수는 줄넘기 학원 안 다녀도 되니 완전 부러워요.”“맞아, 맞아! 동수는 좋겠다.”우리 아이들은 동수가 학원에 안 다녀도 좋겠다며 입을 모아 말했다. 그 모습이 괜스레 귀여워보이면서도 헛헛하게 느껴졌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이들이 마음 놓고 줄넘기를 할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귀염둥이 동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멋지게 승리했다. 첫 시작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지만, 마지막 장에 다다르는 그 순간 우리 동수는 너무너무 멋진 아이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힘을 알려준 <바람을 가르는 쌩쌩이 마스터> 이야기는 오래오래 긴 응원과 사랑을 받게될 것 같다. 예비초 및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개암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