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밀, 지켜 줄 거지? 읽기의 즐거움 44
정승현 지음, 차상미 그림 / 개암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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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개학한 지도 두어 달이 지났다. 개학과 동시에 전학을 온 아이도 있고, 전학을 간 아이도 있다. 새 친구가 오는 날이면 아이들은 다른 날과 달리 더욱 더 집중을 한다. 설렘과 호기심을 듬뿍 안고, 새 친구 주변을 맴도는 아이들도 있다. 다른 친구들보다 내가 먼저 그 친구에 대해 더 알기 위해서 쉬는 시간마다 유독 관심을 기울이기도 한다.




개암나무 출판사의 [내 비밀, 지켜 줄 거지?]에는 아이들의 마음 성장이 담겨 있다. 새 친구를 만나고, 학교 생활을 하면서, 내 안에 조금은 굳게 잠겼던 마음의 빗장을 스윽 열기 시작하며 주인공 나비는 예쁜 날갯짓을 완성해 나간다.




아이들은 작고 예쁜 유리알같아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 집에서 있었던 일, 친구랑 싸웠던 일 등 재잘재잘 말하곤 한다. 그 중 과제를 하지 않아서 엄마한테 혼났던 일, 동생이나 언니 오빠와 싸워서 꾸중을 들었던 일은 하루에도 여러번 등장한다. 혼나면서 그리고 사과를 하면서, 나의 마음과 행동을 돌아보고 천천히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 나비와 다른 친구들의 일상도 그와 다름이 없기에, 아이들은 더욱 더 나비가 들려주는 오늘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았다.



“선생님, **이가 저랑 한 약속 안 지켰어요. 혼내주세요!”

“야, 너 조용히 해라!”

“쌤 **이가 오늘 학교에서요~!”

“너 말하기만 해봐, 어디.”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익히 만나게 되는 일상. 때때로 눈까지 벌겋게 변해서는 씨익 거리는 아이들도 있다. 막상 들어보면 어른인 나의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이들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비밀이고, 어른에게는 더욱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되어있었다.

[내 비밀, 지켜 줄 거지?]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이름만 다를 뿐, 하는 행동이나 말투까지 비슷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아이들을 눈여겨 보기도 했다.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는 아이, 입술을 살짝 깨무는 아이, 괜히 머리카락만 만지작거리는 아이- 서로 다른 색으로 기막힌 조화를 이루는 가을의 단풍처럼 아이들의 표정이 기막히게 물들고 들었다. 글이 주는 위로, 책이 주는 마음의 성장. 그 시간을 함께하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마지막 장의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꼭 우리 아이들의 웃음처럼 느껴지는 가을날. 이 가을이 지나면 우리 아이들은 또 얼마나 성장해있을까. 벌써부터 그 날이 기다려진다.

아이들의 오늘이 더욱 더 기쁨의 시간으로 차오르길 빌어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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