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달 그림책 눈 아이와 함께하는 겨울 맞이

눈아이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겨울이 다가오는 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거리의 나무들은 가을을 보내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잎새를 보내고 빈 자리에 때이른 겨울바람이 부산스레 오가는 가을의 끝자락, 안녕달 그림책 <눈 아이>를 만났다.

정사각형 모양의 네모난 가제본에는 동글동글 귀여운 눈 아이와 마음이 너무도 어여쁜 아이가 등장한다. 눈 아이와 아이가 나누는 그 마음이 어찌나 따듯하던지, 어른들을 위한 치유 그림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누구에게나 눈송이를 모아 눈사람을 만들던 소중한 기억은 있을 터, 아이와 눈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따듯한 눈이 스르르 쏟아졌다.

유독 눈사람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공부가 끝나면 보통 별이나 하트 모양을 그려주곤 하는데, 그 아이는 눈사람을 그려달라며 여러번 말한다. 눈사람을 그려주면 아이는 그 안에 눈, 코, 입을 그려 넣는다. 아이와 함께 수업을 하면서 나는 봄, 여름, 가을 색색의 옷을 입은 눈사람을 마주하곤 했는데 눈 아이를 보며 아이가 생각났다. 아이가 그림책 안에서 눈 아이를 만나고 함께 노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눈 아이가 아플까봐 호오, 따스한 입김을 불어주는 아이. 아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눈 아이와 더욱 더 단짝 친구가 된다. 봄이 다가오는 소리와 함께 눈 아이는 점점 더 작아지고, 숨바꼭질과 함께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아이의 목소리는 숲 속 곳곳을 채운다.

다시 겨울을 알리는 눈이 내리고, 눈 아이가 아이를 만나는 모습에서 마음은 따듯한 봄이 온 듯 마냥 포근해졌다. 어린 마음에 싹 트던 그 행복의 씨앗이 내 안에 다시금 자라는 것같은 느낌이었다.

잊었던, 아니 잠들어있던 유년의 어느 겨울이 떠올라 읽는 내내 긴 여운을 주었던 <눈 아이>와의 만남이 올 겨울을 더욱 더 따듯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 창비 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되어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