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에 우울증 치료제라는 또 다른 용도를 발견해 내었다.
이 책을 읽을 즈음에 나도 삶이 무척 우울했단 기억이 나니까 말이다.
죽음이란 언제나 현재를 살고 있는 인간에게 뛰어넘을 수 없는 하나의 거대한 구덩이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걸 경험하면 다시 삶의 세계로 올 수 없으니까, 미지로 남아있어서 묘한 기대와 공포를 자아낸다고나 할까..

인간에게 의식주가 더 이상 생명을 위협하는 공포로 다가오지 않을 때, 우울이라는 감정은 더 쉽게 찾아오는 것 같다. 단순하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소박한 삶이, 무기력함과 우울과 소모적인 토론을 일삼게 되는 복잡한 삶보다 더 나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과연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건지에 대한 회의가 든다.

실천이 없는 생각은 단지 생각을 위한 생각일뿐.
이런 모든게 나 자신을 스스로 비트리올이라는 우울증 원인병균에 감염되도록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짧은 단편과도 같은 소설.
생각외로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읽는 재미가 쏠쏠. 
스멀스멀한 우울이 깃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해줄만한 책이다. 우선 제목부터가 확 끌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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