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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비움 - 도시계획학 2 : 기초 ㅣ 도시계획학 2
강명구 지음 / 서울연구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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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집중적 개발이 친환경적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몇 명이 동의할까? 반세기전 제3세계 국가로서 비슷한 상황이던 멕시코시티와 비교해보자. 서울의 면적은 400제곱킬로미터로, 인구밀도는 1헥타르당 약 270명이다. 멕시코시티의 면적은 1,500제곱킬로미터로, 인구밀도는 1헥타르당 약 60명이다. 250명/ha와 60/ha. 닭장처럼 옹기종기 모여 사는 모습이 어찌 친환경적이란 말인가?
강명구 교수는 친환경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구밀도가 낮다는 것은 1인당 토비소비량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은 1인당 59제곱미터를, 멕시코시티는 1인당 167제곱미터를 소비한다. 압축적이지 못한 사용은 더 많은 산과 들을 없애게 만들고, 이동거리를 늘이기 때문이다. 40명/ha 이상인 지역은 연평균 약 2,600리터의 연료를 사용하고, 4명/ha 이하인 지역은 연평균 약 4,400리터를 사용한다. 주요도시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해 보면 서울은 다른 나라의 도시들에 비해 적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고밀도로 모여살기에 그만큼 많이 배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고밀도보다 저밀도가 더 많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의 규모가 클수록 임금, 도시의 총생산 등이 1인당 15퍼센트씩 더 증가하다. 반면 도시 규모가 클수록 도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기반시설은 1인당 기준으로 줄어든다. 인구가 2배 증가할수록 임금과 도시의 총 생산은 2.15배가 되고, 1인당 필요한 기반시설은 15퍼센트만큼 절약된다.
미디어에서는 도시보다 농촌의 삶이 아름답게 꾸며진다. 공해로 가득 찬 도시를 벗어나 자연친화적인 삶을 바라며 마당달린 전원주택을 꿈꾼다. 뉴스는 지방소멸을 경계하며 인구가 서울에 집중되는 것을 지적한다. 자연에 둘러싸인 친환경적 이미지의 전원주택이 오히려 환경을 더욱 파괴하는 삶의 형태인 것이다.
2,000년 전 3억이었던 인류가 6억이 되기까지 1,500년이 걸렸고, 6억이 12억이 되기까지는 300년이 걸렸다. 12억이 60억이 된 것은 불과 150년이다. 이렇게 많은 인구가 영국의 전원주택과 같은 저밀도 주택에 산다면 지구는 황폐화 될 것이다. 그렇기에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도시계획이 더욱 중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본 글에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만 중점으로 썼는데, 책에는 다양한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본다. 사람과 도시, 환경과 도시, 경제와 도시, 건축과 도시, 자유와 도시, 정치와 도시. 강명구 교수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도시가 복잡한 유기체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복잡하니 도시를 오독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리라. 화려한 건축물만으로는 아름다운 도시가 아님을 이제는 안다. 어째서 사람들이 서울로 향하는지 이제는 안다. 머리말에서 강명구 교수는 이렇게 질문한다.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은가?’, 미래 지향적인 도시를 꿈꾸며 도시계획학3편을 기다려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