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데구루루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0
허은순 지음, 김유대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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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이는 동그랗고 파란 구슬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

하랑이 아빠가 옛날에 구슬치기 대장이였다며, 구슬치기를 한번 해 보자고 한다.

아빠가 친 구슬을 다른 구슬들을 피해 옷장 밑으로 들어가버렸다.

아빠는 막대기를 가져와 꺼내려고 했지만 구슬은 나오지 않았다.

하랑이가 울자, 아빠는 구슬을 꺼내주겠다며 옷장에 있던 이불과 옷, 낡은 사진첩까지 다 꺼낸다.

그사이 하랑이는 옷도 입어보고, 사진첩도 뒤져본다.

아빠가 옷장을 들어 내고, 옷장 바닥에서 동그랗고 파란 하랑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구슬을 찾았다.

 

우리 아이도 우리 어른들이 보기엔 아무것도 아니고, 쓸모 없는거처럼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너무 소중해서 엄마, 아빠 모르는 곳에 꽁꽁 숨겨두기도 하는거처럼 파란 구슬 또한 하랑이에게 그런 것이다.

옷장까지 들어서 파란 구슬을 꺼내주는 아빠의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아빠가 있어서 하랑이는 든든할 것이다.

그리고 파란 구슬을 꺼내기 위해 옷장 속에 든 것을 모두 꺼내는 장면도 재미있다.

하랑이가 아기때 입던 작은 옷들도 있고, 아빠의 옛날 사진이 있는 사진첩도 있고,

하랑이는 잠시 파란 구슬을 잊고, 지난간 추억에 빠져보기도 한다.

우리 가족도 그렇다. 옷장 정리를 하며 아이가 아주 어릴 때 입었던 옷이 보이면,

아이는 누가 입었던거냐며 묻기도 하고, 지금의 자기 몸에 슬쩍 대보기도 하면서,

이렇게 컸다는 것에 즐겁기도 하고, 기억나지 않는 아기때의 모습을 상상해보며 자꾸 묻기도 한다.

그리고 얼마전 사진첩 정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무한대로 많이 찍다보니, 지난 날을 추억할려면 컴퓨터를 켜야한다.

그래서 아이의 모습만이라도 추억하고 싶어서 앨범 정리를 시작했다.

나중에 아이가 더 커서 하나 하나 살펴본다면 그것보다 좋은 선물은 없을 거 같다.

그림과 글에서 하랑이와 아빠의 똑 닮은 모습과 표정이 생생하게 그려져있고, 리듬감있는 의성어, 의태어 표현으로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한다.

<구슬이 데구루루>를 보면서 어린 시절 동네 남자아이들이 구슬치기 하는 것을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구슬이 데구루루>는 이렇게 소중한 옛 추억을 다시 끄집어 내주는 이야기다.

또, 마음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기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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