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와 늙은 나무 -- 변함없는 사랑과 따뜻한 감동을 느껴보세요

너구리와 늙은 나무
데이비드 맥페일 지음, 전윤경 옮김 / 예림당 / 2008년 11월

밤새 먹고 날이 밝아서야 늙은 나무에게 와서 깊은 잠에 빠졌지요.

그리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파도가 거칠어지고, 땅이 흔들리고, 천둥번개가 치고,

그렇게 하루 종일 폭풍우가 몰아쳤지만 늙은 나무는 꿋꿋하게 버텼고, 너구리는 깊은 잠을 빠졌지요.

그리고 저녁이 되어 세상은 다시 평온해지고, 배가 고파 일어난 너구리는 다른 날과 다름을 발견했죠.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폭풍우가 몰아쳤는데도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깊은 단잠에 빠질 수 있었을까 싶었는데,

늙은 나무가 꿋꿋하게 버텨주었기때문에 가능했겠지요.

너구리에게 늙은 나무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는 거 정말 큰 힘이 되었을꺼 같아요.

늙은 나무 또한 너구리를 위해 희생하지만은 않았을꺼라 생각해요.

너구리가 늘 찾아와주지 않았다면 그렇게 엄청난 폭풍우에도 버텨내지 못했을꺼예요.

그렇게 둘은 서로 의지하고,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기에 늙은 나무는 늘 그 자리에서 너구리를 기다리고,

너구리 또한 늘 익숙하게 늙은 나무를 찾았을꺼예요.

 

이 책을 읽으면서 멀리 계신 친정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었네요.

지금까지 이렇게 건강하게 키워서 결혼보내주시고, 또 지금도 맛있는 것이 있고,

손수 농사 지으셔서 박스에 가득 담아서 보내주시는 부모님의 사랑을 늘 느끼고,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는데,

나는 친정 부모님께 너구리처럼 좋은 딸 노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부모님께 내가 받았던 사랑을, 이제 내가 우리 딸과 신랑에게 얼마만큼 전해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또 생각해보게 되구요.

너구리와 늙은 나무 이야기를 통해 나를 한번 더 생각해보고, 내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네요.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모습을 다양한 의성어를 통해 실감나게 표현이 되었어요.

또, 세밀하게 그려진 선과 자연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수채화가 전체적으로 포근한 느낌을 주네요.

그래서 이야기에 담긴 메세지와 함께 따뜻한 감동을 받았어요.

우리 아이도 너구리와 늙은 나무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필요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고,

저 또한 아이에게 든든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