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 제1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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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만 켰다 하면 이곳저곳에서 보이는 완득이 배너광고와 책 표지 때문에 "대체 얼마나 재미있기에 이 난리들일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글쎄 하는 탐탁치 않은 마음으로 시작된 완득이라는 아이와의 만남...

대부분의 성장소설이 보여주는 성장통이 그다지 의미있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시대상을 무척 잘 녹여냈다고도 말할 수 없지만...

완득이란 인물이 무척 매력적이지도 않았지만...

어느새 책장이 다 넘어가고 말았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 작품의 가능성을 인정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만약 장애인 아버이와 외국인노동자 어머니 이야기를 둔 킥복싱을 하는 고등학교 불량소년의 이야기를 눈물 찔찔 흘리게 그렸다면 오히려 나는 이 책을 중간에 읽다가 덮어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 들어 부쩍 "무엇"을 담고 있느냐보다 "어떻게" 진실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가 중요하며, 그것이 좋은책과 나쁜책을 가르는 기준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좋은책과 나쁜책의 기준이라기보다는... 팔리는 책과 안팔리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나도 모르게 피식 다시 한번 웃었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독서는 성공한 것이 아닐까...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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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업 -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이상호 감수 / 프로메테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맨발바닥으로 뛰어다니는 오지의 아이들에게 신발을 선물로 주고, 허허벌판에 아름다운 학교를 지어주고, 약이 없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품에 안고 함께 울어주는 광고를 보며 감격하여 눈물을 지었던 나에게... 이 책은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하였다.

표지 가득한 나쁜기업들의 브랜드 로고 앞에서 나는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미닛메이드 오렌지주스를 마셨는데... 그것이 어린 노예노동자들의 눈물이었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신고 다녔던 나이키 운동화가 생리혈을 감추기 위해 짙은색 바지에 긴 윗도리를 입고 일했던 여성근로자의 피땀이었고, 일년에 한번씩 바꿨던 핸드폰이 콩고의 어린이와 여성들을 성폭력과 전쟁의 구렁텅이로 넣게 만드는 행위였다니...(에니콜 폰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

더욱이 기가 막힌 것은 사촌동생에게 주기 위해 맥도날드에서 굳이 해피밀을 시켜먹으며 받아왔던 장난감이 중국의 어린이가 철창같이 꽉 막힌 공장에서 아세톤 냄새에 중독되어가며 만든 것이라는 사실이다. 구피 인형이나 미키마우스를 보며 다시금 웃을 수 있을런지 의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병원에 가서 "바이엘 약품은 불매운동 중이니 그 회사 약은 빼주십시오"라고 말해야하나 싶다. 저자는 그것도 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생각할수록 나란 인간은 정말이지 무지하고 부족하기 그지없는 소비자다. 그 말을 제약업계와 손잡고 내게 처방한 의사에게 당당하게 할 수 있을런지... 내 소심한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나는 텔레비전의 기업광고를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거대기업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기업이미지를 위해 돈을 물붓듯이 쏟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 속엔 얼마나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조금은 눈치를 채게 되었다고나 할까..

요즘 기업광고에 적힌 문구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덕성과 최소한의 양심은 다 어디로 가고 오직 성공, 오직 결과 우선, 오직 이윤 추구, 오직 앞만 보고 가겠다는 그들의 목소리가 정말로 잔인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 때문에 뒤켠에서 숨죽이며 죽어갈 약자들을 생각하니 저절로 화가 난다.

왜 우리나라엔 클라우스 베르너나 한스 바이스 같은 르포라이터가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그들의 나쁜기업 명단에 우리나라 삼성이 들어가 있는데도, 정작 우리나라 기자들은 한명도 그들의 비리나 횡포를 한번도 제대로 딱 잡아내지 못하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또한 바라기는, 책 뒤편에 있는 "기업들의 실상"을 눈여겨 보길 권한다. 왜냐하면 그들 기업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겉보기의 사훈일 뿐이다) 것과 실제 그들의 실상이 얼마나 다른지 보기 쉽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소비자운동, 불매운동 등의 액션이 뒤따라야한다.

거대기업들의 권력은 소비자들을 통해서 획득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진정 우리의 힘이 어떤지 보여줘야 한다. 나이키 운동화를 내던지며 외친 소녀의 말대로 "우리가 만든 당신들, 우리가 무너뜨릴 수도 있어!" 라고 본때를 보여줘야한다.

이 책을 읽은 타인과 진정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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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1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w0607 2008-05-0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좀더 정독을 해야겠습니다. 온전한 독자의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우선은 작은 블로그 운동을 해볼까 하는데..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하려는 그 행동이 네 진심인지, 일과 연관된 행동인지 말입니다. 저 자신에게 부끄럽게 살고 싶지는 않기에... 그리고 파란여우님의 글을 읽고 정말 부족한 제 모습을 돌아봤습니다. 이 부족한 머리로 얼마나 기억하고 산다고...자료에 대한 수집 없이 눈으로만 그 많은 자료들을 읽고 넘어갔나 하고 말입니다.
남의 생각이 아닌 나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길 바라며,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되, 많이 듣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많은 가르침 주세요~~ ^^

누에 2008-05-07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작은 블로그 운동이 궁금합니다~

pw0607 2008-05-08 12:14   좋아요 0 | URL
누에님 반갑습니다. ^^ 그러게요... 저도 제가 어떤 일을 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우선, 많이 배워야겠지요~~
 
 전출처 : 에도가와란포님의 "바이엘, 나이키, 맥도널드, 디즈니... 한없이 유명하고 한없이 나쁜 그들"

<기업들의 실상>을 모두들 정독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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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글샘님의 "다국적 기업의 검디검은 속내를 보다"

전 책을 읽으며 가장 섬뜩했던 것은... 기업들의 실상에 적힌 기업들이 갖고 있는 브랜드와 상품들이 우리 삶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였습니다. 내가 먹고 있는 오렌지주스와 초콜릿이, 내가 쓰고 있는 가전제품이, 내가 타고다니는 자동차가... 등등... 하지만 희망은 여전히 있습니다. 소비자운동이 성공한 사례도 책에 나와 있잖아요,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만들어갈겁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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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글샘님의 "다국적 기업의 검디검은 속내를 보다"

서평 잘 읽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음을 소리 높여 말하는 클라우스 베르너와 한스 바이스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나쁜기업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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