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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페페페
짐리원 지음 / 아작 / 2026년 8월
평점 :
#서평단
#펫페페페 #짐리원 #아작 #SF
펫페페페?
요상한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체 이게 무슨 뜻이래?
청량한 파란색에 홀려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묘한 기분이 고개를 든다.
미래라는 간판과 수많은 에어컨 실외기,
얼핏 한가로운 시골에서 피어오를 법한 뭉게구름이
복작 복잡한 길거리 위에 펼쳐져 있다.
흥미를 끌게 만든 제목 옆에는 플라스틱 종류를 나타내는
PET, PE, PP, PS 마크.
이 책, 진짜 뭘까?
<펫페페페>는 10가지 단편이 수록된
짐리원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내가 이 책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특이한 제목의 몫도 있지만
더 크게 매료된 까닭은 저자가
기후 위기, 비인간 생명, 변형되는 몸 등에 대한
다양한 테마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부분이었다.
처음 세상은 '지구 온난화'라는 단어를 쓰며
지구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혹자는 겨울 너무 추운데 지구 온도 올라가면 좋은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초기 단어에는 긴장감이 결어 되어 있었다.
이후 해당 용어는 '기후 위기'라는 단어로 변모해
지구가 조금 더 치명적이고 심각한 차원에 이르렀음을 드러내게 되었고
이제는 '기후 재난'이라는 말도 널리 쓰인다.
실제로 높아진 온도로 인한 홍수, 태풍 등의 자연재해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그에 대한 피해도 전례가 없을 만큼 처참한 상황으로
매일 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암담한 미래만이 정해진 수순처럼 느껴지는 요즘 시대가
짐리원 작가의 이야기 속에도 다수 등장한다.
절망적인 마음에 패배감에 사로잡히기 쉬운 흐름이지만
그럼에도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미약하게나마
자신이 처한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작은 발버둥이 작은 파문을 일으켜
짧은 이야기가 끝난 후의 검은 페이지 앞에서
점점 더 큰 울림이 되어 내 안을 휘젓는다.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와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흥미가
이 책 속에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소설집이기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가 너무 빨리 끝나는 감이 있다.
뒷이야기가 궁금한데 여기서 끊으면 어떡해요! 하는 순간들이 다수 있어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더 긴 이야기로 이야기 속 존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
아, 참고로 소설 제목 펫페페페는
소설집 속 동일 제목의 단편인 펫페페페 속
두 마리 오리의 이름인데
서두에서 말했던 PET, PE, PP, PS 기호를 따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