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하는 청년들 - ‘풍요로운 고립의 시대’에 홀로 남겨진 이들에 관하여
강지윤.양민희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단
#은둔하는청년들 #강지윤 #양민희 #은행나무
#고립청년 #은둔청년 #고립은둔청년 #고립 #고독사
#쓰레기집 #청년빈곤 #쉬었음청년 #은둔중년
#고립사회 #르포

'히키코모리'라는 이국의 낯선 단어가
어느 순간 한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등장했고,
이제는 '은둔청년', '고립청년', '고립은둔청년'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멀지 않는 곳에서 '고독사', '청년빈곤', '쉬었음청년'이라는 표현들도
사용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아프게 실감한다.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까지 병들어버린 걸까?
내 머릿속에서 점점 짙어지며 몸집을 키워가던 의문의 먹구름 앞에
이 책이 도착했다.

<은둔하는 청년들>.

노컷뉴스에서 근무하는 강지윤, 양민희 기자가 쓴
<고독 死각지대, 고립청년> 기획기사를 바탕으로
이 책은 세상에 태어났다.

오랜 시간에 거쳐 다양한 은둔 청년들을 만나 다양한 사연을 듣고
국내 1세대 유품정리사 김새별 대표님,
특수청소업체에서 일하는 김영총 다큐멘터리 감독님 등
해당 이슈와 관련된 활동가분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더불어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수영 교수님, 사회학자 오찬호 선생님,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이현정 교수님과 같이
이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균형 있게 담겨 있다.

이런 류의 책은 어려워서 읽어내기 힘들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알기 쉬운 문장으로 이해도 쉽고
가독성도 좋아서 페이지가 잘 넘어간다.
물론 테마 자체는 무겁지만.

나도 '히키코모리'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그 상태가 틀어박힌 한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너무 게으르거나, 너무 유약하거나 하는.

하지만 현시점에서의 고립은둔청년들의 상황은
한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코로나라는 몹쓸 전염병을 겪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느슨해졌고
아주 어릴 때부터 지나친 경쟁을 과도하게 주입당하며
절대 실패를 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 속에 살아왔다.
취업을 앞두고는 경기 침체로 계약직 등의 불안정한 형태로 일하거나
해서 공무원 시험으로 사람이 몰리기도 했다.
또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상시 채용의 추세로
아예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등의 압박으로 청년 빈곤은 심화되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사람들이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은둔청년 문제는 단순히 청년대에서 끝나지 않고
은둔중년이나 노인 고독사까지 이어질 수 있고
절대 가볍게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가며 같이 굴러가며 살게 된다.
고립되어 버린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같이 살아갈 수 있게
사회적 측면에서도 제도를 정비하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당신도 나도 누구나 고립될 수 있다.
부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들어가며 / 우리는 모두 고립의 위기를 품고 있다 中
7p
고립은 '됐다'고 하면서, 은둔은 왜 '했다'고 표현할까.
수동태와 능동태의 시차 속에서 나는 그가 왜 방 안에 있어야만 했는지,
그것이 그의 의지였던 것인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싶었다.
8-9p
고립과 은둔은 특수한 시기의 특수한 개인의 낙오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거대한 경향이자 재난이 되었다.
(중략)
보건복지부에 딸면 고립은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정서적 물리적 단절 상태를 의미한다.
청년들을 인터뷰하며, 이들이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가혹한 경쟁 사회를 살아내느라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삶의 면면에 효율이라는 잣대를 들이밀다 보니 인간관계가 사치재가 된 것이다.
10p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고립의 위기를 품고 사는 예비 고립자일지도 모른다.

1부 '절정 상태'의 청년들 고독 사각지대에 갇히다
세상을 떠난 청년의 방
15-16p
그의 옆에는 이력서 150여 장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고,
방에는 정장을 갖춰 입고 찍은 증명사진도 여러 장 발견됐다.

"포기하지 말고 버티라"는 공허한 위로
19p
김새별 대표는 청년들의 고독사에는 항상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대부분 경제적 빈곤과 마음의 상처였다.
(중략)
그러나 고독사하는 원인은 대부분 빈곤이에요.
가령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서요.
특히 졸업 후에 자살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취업에 대한 본인과 주변의 기재치가 높은데, 맞출 수가 없는 거죠.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 일이 적성에 맞는지도 막막하고,
일이 적성에 맞는다 해도 인간관계 문제가 생길 때도 많고...
그 모든 것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데 해소할 방법이 없으니
죽음과 가까워지는 경우도 많아 보여요.

쓰레기와 동거하는 청년들
청년들은 어떻게 자기 돌봄을 포기하는가
청년들의 쓰레기집은 '자기 학대'다
42p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성아 연구위원이 지적하듯
결국 청년들의 쓰레기집은 "자기 방임 혹은 자기 학대의 또 다른 방식"에 가깝다.
열악한 주거 환경을 방치함으로써 스스로를 벌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수영 교수는 트라우마, 우울, 번아웃 등으로
쓰레기를 치우지 못하는 현상보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일 때까지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뻗지 않았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쓰레기집 속 청년들은 쓰레기를 방치한 것일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로부터도 방치된 것이다.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고립을 선택하다
연결되기 위해 고립되는 역설적인 사회
63p
청년들이 학업, 취업 등을 이루는 이행기에서
자발적으로 고립을 선택하는,
마치 생애의 한 주기로서 고립이 자연스러워진 사회라면
고립은둔청년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뒤늦은 대처다.
고립은둔청년을 '문제'라고 말하면서 이행기의 고립을
당연하게 여기는 기괴한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