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다정한지옥 #김인정 #아작 #소설집아름답다.문장들이 매우 수려하다.허나 씨실과 날실의 글들이 직조해낸 것은 파국이다.너무나도 귀한 것을 보고만 대가로내 앞에 놓인 것은 더욱더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지옥이다.23p 화선 中물 위로 몸을 솟구쳤을 때 유난스레 맑은 달빛이정수리를 쪼갤 것처럼 흘러내려 만월임을 알았다.(중략)달빛은 만물을 적실 수 있을 만큼 흥건하고,여울 굽이마다 은비늘처럼 반짝이는 도장을 찍어 놓았다.31p 화선 中흔히 꽃 정령들이 그러는 것과 같이, 인간 사내가 건네주는 붉은 연문 한 구절에온몸 흔들리는 이야기 말입니다. 35p 화선 中서울 거리를 떠도는 소문이 듣고자 하지 않아도 귓바퀴에 묻어왔나이다.귀신에 홀린 듯 페이지를 넘겼다.오래전 전설의 고향에 푹 빠져 살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할머니가 해주던 옛날이야기를 듣던 감각이 되살아났다.빼어난 외관 속에 진득한 알맹이가 들어차있다.알알이 들어찬 묵직한 질문들이 차곡차곡 내 안에 쌓여다음 문장으로 내달리던 눈길을 붙잡고 머무르게 했다.두루뭉술한 감각으로 외면하고 싶었던 순간들을아프리만큼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만들었다.14~15p 선화 中"네가 세상을 아느냐?""세상을 모릅니다.""모르니 입을 다물려무나.내 필요한 것이라곤 네년의 건강한 몸뚱어리에 물든 그 새 세상이지네년이 아니니 말이다."19p 선화 中"오라버님, 오라버님, 제가 과연 세상을 알겠습니까?""우리가 어찌 세상을 알겠느냐."51p 화선 中서방님, 서방님께서 안타까이 여기시는 것은 저이옵니까 비녀이옵니까?서방님, 서방님께서 슬피 우시는 까닭은 서방님의 팔자가 안타까워서 이옵니까아니면 이년 보기가 안쓰러워 그러시옵니까?47p 화선 中아무것도 먹지 않고 죽음이 오기를 기다렸는데그래도 이 안에 든 말이 무겁다니, 평생을 떠들었는데도 무겁다니...즐겁게 읽을 수는 없는 작품이지만진지하고 중요한 삶에 대한 질문들이 많아서 인상 깊은 독서 경험을 했다.작가님의 스토리 구성과 필력에 감탄하며다른 작품들도 꼭 찾아읽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