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사고 릿츠 숏츠 문학 1
이우 지음 / 릿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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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키독서편력

눈을 떴다.
생전 처음 보는 몰골의 이종족이 안구를 압박해온다.

'얼굴에 갖가지 염료를 발라 도저히 인격체로 보이지 않는 괴물들이
창과 화살을 꼬나쥔 채 나를 위협하고 있었다.(9p)'

'얼굴에는 섬뜩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의 피부였다.
마치 악어가죽처럼 우둘투둘한 돌기들이 돋아 있었다.
가만 보니 화장에 가려진 그들의 얼굴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그들이 인간과 악어의 혼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19p)'

당연히 말이 통할 리 없고,
비행기 사고로 큰 부상을 입은 나는
그들 사이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분명 나는 그들보다 멀쩡한 차림이었고,
값으로만 따져도 비교조차 될 수 없는 값비싼 것들을 걸치고 있었다.
발망 청바지와 구찌 티셔츠, 디올 가죽 재킷,
바다에서 잃어버린 한 짝만 남겨진 발렌시아가 러닝화,
그리고 손목에 감겨진 롤렉스 서브마리너.(19p)
이것들은 나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과도 같았다.
이것으로 인해 나는 언제 어디서든 당당할 수 있었고,
또 권위 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20p)'

그동안 나를 증명해 주던 것들이
이들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처음엔 미개하다고 무시했던 그들 속에서 부대끼며 살다 보니
자연스레 나의 생각과 가치관도 변해간다.

'"이건 뭐 하는 데 쓰는 거예요?(51p)"
-중략-
"이건..."
-중략-
"이건 내가 살던 곳의 신분증 같은 거야."
-중략-
"신분증이 뭔데요?(52p)"
-중략-
"그건... 나라는 존재를 증명하는 물건이야."
"족쇄처럼 손목에 차는 게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거예요?
이렇게 무거운데요?(53p)"

과연 주인공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겨나갔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놓이는지에 따라
생각과 가치관이 변한다.
영원히 옳은 것도 영원히 틀린 것도 없다.
내가 믿고 있는 게 정말 절대적인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엔딩을 읽고 책을 덮으니 책 표지가 다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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