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도망치고 싶다.아, 사라지고 싶다.누구나 한 번쯤 힘든 순간 앞에서 이런 상상해 봤을 것이다.요즘의 나는 자주 생각한다.이번에 읽은 <정신적 승리>의 주인공 승리는우리의 상상을 현실로 이뤄냈다.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느라 아빠는 집을 자주 비웠고베트남이 고향인 엄마는코로나 후유증으로 외할머니가 위독하시단 소식에발만 동동 구르며 울다가일시적으로 규제가 풀린 틈을 타 잠시 한국을 떠난 상황.홀로 남겨진 청소년 승리는 코로나에 걸렸고아주 된통 앓았다.그리고 코로나 후유증으로 원하는 순간에투명 인간이 되는 특별한 능력이 생긴다.승리는 말을 더듬는다.학교의 몇몇 아이들과 선생님은 그런 승리를 비웃고 괴롭혔다.그럴수록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졌는데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꼭 참가해야 하는 동아리 활동으로인기가 가장 없어 보이는 봉사 동아리를 골랐다가유 선생을 만나게 된다.그의 부탁으로 어마 무시한 양의 책을 정리, 분류하는 작업을 하다가책의 매력에 빠져들며 마음을 조금씩 위로받는다.위험 요소가 많아 보이던 승리의 일상에어떤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며 흘러간다.남들과 다른 특성,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편협한 우리 사회의 사고 등청소년 소설이지만 묵직한 사회 키워드가 곳곳에 잘 녹아 있어서읽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책을 접하게 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마음의 빈 곳이 채워져가는 승리에게 공감도 크게 되었다.마음이 튼튼하면 다 괜찮다.마음에 조금이라도 힘을 남겨 둬야 슬픔도, 두려움도, 억울함도 다 다스릴 수 있다.문장들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