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두 아이가 있다.성찬과 달아.성찬은 교회의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되어 한 가정에 입양되었다.아이에게 사랑은 그 사람이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기에한순간도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고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눌러 죽여서라도 가족에게 모든 걸 맞추려고 노력하며 살았다.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자꾸만 일그러지고 있는 중이다.달아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아이라고 생각했다.태어나 보니 아빠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미혼모의 딸이었기 때문이다.엄마는 몸이 부서져라 일하다가 달아가 여덟 살 때 새아빠를 만나 꿈처럼 행복한 잠깐의 시간을 누린다.이후에 동생 유지가 태어나면서 엄마는 극심한 불안과 우울에 시달렸다.엄청난 속도로 무너져가는 엄마는 새아빠와 자주 다투었고어느 날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다며 새아빠가 떠났다.엄마는 엄마의 동굴 안에 갇혔고달아는 종종 옆집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본인도 아이면서 어린 유지를 돌봤다.와중에도 달아는 금요일 저녁이면 언제나 운동화를 빨았다.마치 엄마가 챙겨준 것처럼 새하얗게 될 때까지 공들여서.운동화만 하얗다면 누구도 자신을 비웃을 수 없다는 듯이,운동화만 하얗다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듯이.각각의 평행선으로 존재하던 두 아이가 교차한다.불행한 아이와 불행한 아이가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다.한 사건으로 둘 사이는 다시 어긋나기도 다시 만나기도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작가의 말을 보면 저자가 힘들지 않게 써 내려갔다는 말이 나온다.그래서 그런지 가시 돋친 문장 없이 술술 잘 읽힌다.나도 한 불행했다고 자처하는 아이였기에찬과 달아의 마음에 크게 공감하며 페이지를 넘겼다.달아 할머니의 태도와 말들도 가슴에 깊이 남았다. 언제 어느 세상에나 불행은 발에 차일 정도로 여기저기 산재해 있지만부디 그 수렁에 너무 깊이, 오래 빠져 있지 않기를.너무 열심히 애써서 몸도 마음도 빨리 소진되지 않기를.긴장으로 가득한 몸에 힘을 빼고 마음에도 자주 환기를 시켜주며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기를.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