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0년 언저리의 미래.인간은 새로운 행성 개척에 혈안이 되어우주의 또 다른 생명체 드랙 종족과영역 문제로 마찰을 빚게 된다.이내 인간과 드랙은 곳곳에서 전투를 벌이게 되고인간 윌리스 데이비지와 드랙 제리바 쉬간은치열한 싸움 끝에 전투기가 망가지며무인 행성 파이린 4호에 불시착하게 된다.둘은 서로에게 결코 좋은 감정을 가지지 못했지만구조대가 언제 올지, 어쩌면 구조대가 오기는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외딴 행성에서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행동을 같이 하게 된다.드랙 종족에 대해 잠깐 설명을 하자면그들은 두꺼비 같은 얼굴에 코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노란 눈동자와 세 개의 손가락을 가졌다.그리고 한 몸에 남성과 여성의 생식 기관을함께 가진 양성체라 홀로 임신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탈만이라는 여러 위대한 스승들의 이야기가 담긴,인간의 성경과 같은 가르침을 중시한다.서로 으르렁거리던 두 생명체는혹독한 무인 행성의 긴 겨울을 버티면서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서서히 친구가 된다.그러던 어느 날, 임신 상태였던 드랙 친구가 출산을 하다 죽게 되고인간은 지식이 전무한 아기 드랙과 덜렁 둘이 남겨진다.인간은 죽은 드랙 친구의 부탁에 따라아기 드랙 자비스에게 드랙의 언어와 문화, 탈만을 가르친다. 결코 이해될 수 없던, 이해하고 싶지도 않던 이종족의 생명체들이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잠을 자면서가족이 된다.이 이야기는 무려 1979년 중편소설 분량으로 세상에 첫 선을 보였고영미문화권의 양대 SF 문학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그리고 로커스상과 존 W. 캠벨 신인작가상을 받았다.이토록 권위 있는 상을 동시에 석권한 최초의 기록을 가진 작품이고이 기록은 무려 38년이 지난 2018년에야 겨우 갱신이 되었다고 하니당시의 위상이 어떠했을지는 쉬이 감이 온다.이 책은 1979년의 초판 버전이 아닌 분량이 추가된 버전이 번역된 거라고 한다.영화화된 작품이 있다고 해서 조만간 한국영상자료원 가서 찾아볼 예정이다.그만큼 이 책이 무지막지하게 흥미로웠다.이런 상상을 하고 소재를 채택해 이야기로 부풀린 작가의 센스에 감탄하고인간과 외계인의 외피를 둘렀지만그 속에 담고 있는 심도 있는 논의들에 크게 공감했다.중반부의 손가락 장면이 후반부에 되살아날 때눈물이 다 날 정도로 흠뻑 몰입해서 읽었다.많은 독자들에 가 가닿았으면 좋겠다.나 혼자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이야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