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 허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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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얼하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끊임없이 양 뺨을 후려맞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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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는 27살의 유치원 교사다.
그녀에겐 오랜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동성 친구 은주와 5년 사귄 남자친구 수원이 있다.
최근 영아는 고민거리가 산재해 있다.
유치원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원아인 은우와 관련된 문제들과 은주와의 관계 속 자신이 가지는 위치, 너무도 좋은 사람이지만 자꾸만 삐걱거리는 남자친구 수원관의 관계가 그것들이다.
이제까지 영아는 어디서든 웃고 남들을 배려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잘 참는 사람이었다.
즐겁게 웃을 수는 없게 된 반면 점점 요동치듯 터져 나오는 날선 생각과 감정들은 억누르기가 힘들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본인이 놓인 상황들 때문에 자꾸만 억지로 입을 가로로 찢어 웃는 척을 해야만 했던 날들.
눈은 전혀 웃지 않은 채로.
은우네 사정으로 5시가 넘어 은우를 은우 엄마가 일하는 베이커리로 데려다주던 어느 날, 은우 엄마에게 상담을 받아보라며 명함을 하나 받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남자친구인 수원에게서도 같은 곳에서의 상담 제안을 받는다.
그렇게 영아는 센터를 방문하고 뇌 시술을 받게 되고 시술에 대한 효과는 4주간 지속된다는 안내를 받고 건물은 나온다.
이후 영아는 어딘가가 단단히 망가진 사람처럼 날것의 거친 생각과 말, 감정들이 마구 터져 나온다.
혼란스럽지만 어딘가 후련하기도 한 묘한 기분.
그렇게 영아와 은우와 은주, 수원과의 이야기도 크게 변화를 맞이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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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예 작가님 작품은 처음 읽어보는데 귀신에 홀린 듯이 흠뻑 빠져서 읽었다.
180여 페이지의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인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문장 하나하나가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인상 깊은 문장들에 인덱스를 붙이다 보니 또 책이 덕지덕지 상태.
후반부로 갈수록 뜨악하면서 약간 소름 끼쳐하면서 읽었는데 스포가 될까 봐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나은 사람은 무엇이고 좋은 사람은 무엇인지.
절대 악과 절대 선은 존재할 수 있는지.
자유와 해방은 진짜 좋은 것인지.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가슴은 불안으로 일렁인다.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마음을 먹었다면 일독을 권한다.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감정의 동요에 당신조차 위험해질지 모른다.
이 말인즉슨 이 책이 가지는 힘이 아주 강력하고 매혹적이라는 말이다.
아, 뺨이 너무 얼얼해서 찜질하러 가야겠다.

각 파트 내에 앙증맞게 자리 잡은 디자인도 너무 마음에 든다.
출판사 담당자분 엄지 백 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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