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슬픔을 말끔히 지워드릴게요.저에게 당신의 그림자를 파시겠습니까?**********************************정오는 3년간 공무원 시간을 준비하던 중 사고를 당해 3개월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가 방금 눈을 뜬 참이다.다만 사고의 영향인지 최근 3년간의 기억이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사라진 상태.정오의 엄마 최진희는 딸을 위해서 혹여나 기억이 되살아날 일을 걱정하여 딸의 최근 흔적들을 모조리 지운다.아무리 시험에 열중한 삶이었다 해도 기억을 되찾을 요소가 다 사라진 정오는 답답해하던 중 마침 연락이 닿은 친구 박하연을 만나 작은 단서라도 찾으려 노력한다.그러다 그림자 상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슬픔에 빠진 사람 앞에 나타나 그림자를 팔라고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그림자를 팔게 되면 슬픈 감정도 같이 사라진다는 말에 사람들은 기꺼이 그림자를 팔았다고 했다.농담하지 말라고 정오는 웃어넘기려 했지만 그 이야기가 실제 일어났던 일이고 지금은 하연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이 그림자를 팔아버린 후라는 걸 깨닫는다.심지어 정오의 엄마 진희도 그림자 상인을 만난 적이 있었지만 그림자를 팔지 않았다는 말을 듣는다.얼떨떨한 기분이었지만 기억을 찾고 싶던 정오는 하연의 제안으로 하루는 월미도를 찾게 되고 디스코 팡팡에서 엄청난 패닉과 슬픔, 공포 등을 느낀다.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들른 화장실에서 정오도 드디어 그림자 상인을 만나고 만다.조금 전 그 감정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 잠시 고민 후 그림자 상인에게 그림자를 팔기로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림자는 여전히 정오에게 붙어있었다.그렇게 정오와 엄마 진희, 하연, 그림자 상인, 미스터리한 상점 주인과 한 남자들이 뒤얽히며 후반부에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처음 제목을 보고 정오는 낮 열두 시를 뜻하는 거라고 멋대로 이해했는데 사실은 이 책 주인공 이름이 정오였다.인물 간에 모종의 연결고리는 있겠다 싶었는데 이걸 이렇게 꼬아서 풀어놓은 걸 보고 무릎을 탁! 쳤다.문장을 읽어나가면서 머릿속에 그림이 잘 그러지기에 영상화가 되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각 인물의 가상 캐스팅도 해보았다.240 페이지 정도의 별로 크지 않은 사이즈에 가벼운 책이라 읽는데도 부담스럽지 않았다.판타지 장르를 좋아한다면 흥미로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