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림푸스의 신, 이카루스다.
다른 신들과 함께 공동 탁아소에서 자랐고 성년이 되자 지금의 돔으로 옮겨와 혼자 살고 있다.
내 삶의 모든 것은 AI 비서인 메티스가 관리해 주고 있다.
내 뇌파를 읽어 나의 기분과 생각에 맞게 내 삶의 모든 것을 제공해 준다.
메타버스 익스플로어라는 게임을 통해 실제처럼 과거를 비롯한 다양한 시공간을 오가며 체험할 수 있고 정신 감응 연결망 텔레파시를 통해 다른 신들과 가끔 통화를 한다.
이곳에서 나는 늙지도 병들지도 않는다.
다양한 맛을 구현하지만 필요한 영양소만 들어간 알약으로 식사를 하고 건강 상태를 체크해 필요한 주사를 맞으며 늘 젊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신체를 유지하며 산다.
나는 신이기 때문에 인간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고민이나 걱정 따위를 할 필요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너무도 완벽하기만 했던 내 삶의 하루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신들의 이름을 빌려와 구축된 이야기다.
말을 하지 않아도 내 뇌파를 읽고 모든 편의를 봐주는 AI 비서를 거느리며 늙지도 병들지도 않고 영원한 삶을 사는 신들의 모습이 초반에는 흥미진진하게 다가오지만 긴긴 시간을 저렇게 단출하게 만 지내면 심심하고 무기력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즈음, 권태와 우울이라는 감정이 이카루스에게도 나타나 이야기는 크게 요동치게 된다.
완벽한 삶을 눈앞에 두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감정 변화를 겪고 호기심을 품어 스스로 불러일으킨 재앙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AI의 말마따나 인간들은 정말 왜 그러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한 편 그렇기 때문에 인간인 거겠지,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 더 이상 서술하지는 않겠지만 후반부, 이카루스가 만난 세상의 민낯을 보는 부분에서는 나도 속이 뒤틀리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단순히 SF 작품 속 이야기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삶의 모습도 그 속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올림푸스 속 신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으면 좋겠다.
외면하지 말고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